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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 Apr 25. 2019

나는 잘 살고 있는가? 나는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대학원 생활을 앞두고 문득 궁금해서

새롭게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낯선 도시들을 지나쳐 가장 낯선 도시에 도착했다. 기숙사에 짐을 풀고 창밖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니 문득 궁금해졌다.


"지금의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내가 지금 이곳에 있는 이유가 도피는 아닐지 걱정이 앞서면서도 새로운 순간들에 대한 기대로 마음이 간지럽다. 친구가 우스갯소리로 그런 말을 했다. 청소년이 잘못하면 소년원에 가지만 대학생이 잘못하면 대학원에 간다고.. 틀린 말 같다가도 맞는 말 같다가도 또 틀린 말 같다. 내 지난 시간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틀린 말도 맞는 말도 되는 것 같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남들 하지 않는 창업을 했다. 많은 경험을 하면서 살아보고 싶다던 내면 깊은 곳의 욕망의 결과였다. 누군가는 끈질기게 시험에 도전해서 합격이라는 기쁨을 맛볼 때, 나는 사회의 쓴맛을 봤다. 어느 것 하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고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 불신도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았다. 눈에 드러나는 결과를 만들지 못했고, 그런 나를 안타까워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기꺼이 나의 성과를 부풀려 말하던 엄마의 모습에 무척이나 초라했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20대 젊은 날을 빛나는 추억의 순간들로 채웠다는 믿음이 있다. 돈을 얼마를 준들 그런 경험을 살 수 있을까? 한 팀이라는 이름 아래 울고 웃으며 함께했던 나날들.. 희망에 부풀어 돈 없이도 행복했던 우리의 순간들.. 그것이야말로 삶이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타인에 의해 삶이 살아졌을 시간에, 나는 오롯이 내 인생을 살아갔다.


인생에 정답이 어디 있으며, 옳은지 그른지 과연 누가 알까? 내 지난 순간이 옳고 그른지는 어느 누구도 감히 평가할 수 없다.  그것은 오직 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아마도 지금 잘 살고 있는지는 훗날의 내게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지금을 행복했던 날들로 기억하길 바란다. 후회되는 부분보다 안도하는 부분이 많은 시간으로 남길 바란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기대와 설렘 그리고 아쉬움과 그리움으로 시작됐다. 삶은 언제나 조금의 불확실성과 그럼에도 품고 있는 희망을 통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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