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것은 취미를 말해야 하거나 적어야 하는 순간엔 꼭 사진 찍는 것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급할 때는 스마트폰을 먼저 꺼내곤 한다. 그런 나를 보며 엄마는 말 한다.
"카메라는 폼으로 들고 다니니?"
"그러게 엄마.. 나 카메라 왜 들고 왔지?"
"다음부터는 무겁게 들고 오지 마!"
"그래도 안돼! 들고 다녀야 돼."
"뭣하러? 쓰지도 않으면서"
"아니야 진짜 필요할 때는 써"
사실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은 엄청나다. 화소도 디카만큼 높은데다 언제든 필요할 때 터치 한 번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지 않은가. 무거운 DSLR을 메고 다니면서 직접 조도와 셔터 속도를 조절하고 초점을 맞춰 정성과 노력을 들여서 사진을 찍기란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그렇지만 내가 어딜 가나 카메라를 들고 가는 이유는 "찰칵" 하는 그 소리가 좋아서다.
찰칵
하는 소리는
미러가 올라가고 셔터막이 열렸다 닫힌 후 미러가 내려가면서 생기는 소리다.
이 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치 내가 잡을 수 없는 찰나의 순간을 잡은 것만 같다.
여행을 떠나던 기차 안에서의 순간도, 순식간에 올라왔다 내려가버린 롤러코스터도, 다 시들어 떨어지기 직전의 해바라기도 그 순간 그대로 잡아 둔듯하다.
지금을 현재라고 느끼는 그 순간, 그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순간 조차도 과거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붙잡을 수 없는 지금을, 찰나를, 그 짧은 순간을 오래도록 마음에 담기 위해 셔터를 누르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