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가면 더 재밌을 거예요
호텔 스태프가 알려준 여행지, 네곰보 피시마켓.
새벽에 가야만 그 진가를 알 수 있단다.
노량진 수산시장처럼 동틀 때 생선이 들어오는 걸까.
내일은 여기 가봐야지.
그나저나 이를 어쩌면 좋을까.
나는 Ms. 늦잠꾸러기였다.
일어나니 아침 8시, 실화인가요?
새벽 구경은 이미 물 건너갔다.
이불로 알람 소리를 틀어막고 뭉그적 대던 내 탓이다.
부랴부랴 우버 택시를 불렀다.
곧 있으면 올 것 같으니, 문 앞에 서 있어야겠다.
갑자기 누군가 나에게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내 우버인가봐. 기사 아저씨가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산들산들한 바람을 맞으며, 시원하게 달렸다. 거리에는 오토바이에 툭툭에 택시에 다양한 교통수단이 빽빽이 차 있었다. 그래도 누구 하나 빵빵거리지 않았다. 질서가 없어 보였지만, 질서가 있는 곳 — 참 신사적이다.
수산시장에 다 온 걸까. 양옆에 펼쳐진 석호에 입이 벌어졌다. 이렇게 아름답고 평화로운 동네가 있었다니. 이름은 라군 석호란다. 북쪽 수로에서 인도양과 이어진다나. 그래서 이 동네에 어업이 발달했구나.
갑자기 기사가 툭툭을 세웠다. 맞은편에 작지만 분주하게 돌아가는 시장이 보였다. 여기가 네곰보 피시마켓이군.
내리려는 찰나, 기사 아저씨가 미터기 요금을 내민다. 900LKR 정도였을 테다. 어차피 우버는 카드 결제가 연동되기 때문에 계산이 따로 필요 없는데, 어찌된 걸까.
“자동결제 될 거야. “
그가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친절히 알려 주었다.
”나 우버 아닌데?“
“???”
“거기 지나가던 툭툭이었는데?“
“그런데 아까 나한테 왜 인사하면서 다가왔어?“
순간 잠들어 있던 악마가 튀어나왔다. 내가 우버를 왜 탓겠어. 현금도 안 뽑아둔 상태인 데다, 미터기 사기 당하는 게 싫어서 그랬던 것인데, 손 흔드는 무림 고수에게 당해 버렸다. “현금이 없어서 우버 불렀는데, 어쩌라는 거야?” 라면서 짜증을 냈더니, ATM 기기 앞까지 태워다 주겠단다. 가까워서 다행이었지, 아니면 쥐뿔도 없었을 줄 알아. 즐거운 하루가 될 뻔했는데, 시작이 안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