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린셰핑의 분위기는?
도시가 좋아요? 시골이 좋아요?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서 짧은 기간 다른데서 지낸 걸 제외하면 계속 서울에서만 살아온 서울 촌놈이다. 그래서 러시아워에 지하철을 타거나 주말 명동의 분위기가 나에겐 더 익숙하고, 24시간 편의점 마트 등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람이다. 그래서 가끔씩은 사람이 적고,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시골에서의 삶을 동경하기도 했는데, 여행이 아닌 실제로 생활하는 데에 있어서는 둘 다 각자의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주변 친구들에게 스웨덴이 좋은 점을 물어보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들 중에 많이 나오는 것 중 하나가 자연에 어우러져서 사는 삶이다. 스웨덴 나라 자체가 큰 편임에도 불구하고 인구가 적기 때문에 건물을 높게 지을 필요가 없는 나라여서 그런지 어딜 가더라도 탁 트인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내가 사는 지역인 린셰핑은 스웨덴에서 7번째로 사람이 많이 사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시골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조금만 걸어나가도 숲 속을 발견할 수 있고, 어딜 가든 나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래도 도시는 도시라고 시내에 나가면 평소에 스웨덴에서 느끼지 못하는 도시의 생활을 만끽할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은 그러한 도시 생활을 경험하기 위해 시내로 나가보도록 하자.
Stora torget은 영어로 번역하면 Main square으로 한마디로 중앙 광장이라는 뜻이다. 린셰핑의 Stora Torget은 그래서 각종 마을의 이벤트도 자주 열리고, 가끔 무대를 설치해서 공연을 하거나 벼룩시장 등이 열러 물건을 파는 등 여러모로 시내의 중앙이란 느낌이 팍팍 드는 곳이다. 그래서 시내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면 주로 약속 장소로 활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중앙에는 1924년에서 1927년에 만들어진 스웨덴 조각가 Carl Milles 가 조각한 Folkungabrunnen 이 있다. 조그마한 분수와 Folkungaätten이라는 중세 스웨덴 가문의 조상인 Folke Filbyter 의 조각상이 가운데 위치하여 있다.
스웨덴 시내를 조금 돌아다니다 보면 린셰핑의 Tourist point 인 Linköping cathedral을 볼 수 있다. 이 곳은 스웨덴에서도 규모로 따져서 손에 꼽을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대 성당이다. (아마, 웁살라의 성당이 스웨덴에서 제일 크다고 알고 있다.) 유럽 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많이 느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유럽의 많은 나라가 중세시대 이후의 건물들을 잘 보존하고 있어, 많은 중세 교회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인데, 이 곳 린셰핑의 대성당도 약 800년 전에 지어졌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웅장하고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정말 많기도 하고, 커피를 좋아하는 나는 자주 방문하기도 하는 곳 중에 하나가 Cafe이다. 그냥 커피를 마시기 위해 가기도 하지만, 책을 읽거나 그저 시간을 때우러 가거나 공부를 하기도 하는 장소인 카페는 이젠 정말 없어서는 안 될 장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스웨덴 사람들도 굉장히 커피를 좋아하는 나라임에 만큼 어쩌면 당연하게도 시내에서 카페를 찾는 것은 매우 쉽다.
시내 커피 전문점들의 가격은 사실 좀 비싸다. 내가 학교에서 거의 매일 즐기는 커피의 경우 20kr (약 2600원) 정도 하는데 이런 데의 가격은 최소 40kr(약 5200원) 정도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어디에서 커피를 사냐에 따라 커피 가격이 달라서 무조건 비싸다 라고 말하긴 어려운 가격이지만, 보통 내가 가는 곳은 싼 곳을 파악해서 갔기 때문에 이 가격은 비싸게 느껴졌다. 아마, 이 곳 린셰핑에서도 싸고 좋은 카페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럼 시내에서 외식하는 곳은 어디 어디가 있을까? 여기에서 생활하면서 외식할 일이 거의 없거니와 가격도 비싸서 잘 가지도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가끔 시내에 나와서 놀거나 할 때에는 맛있는 레스토랑 정도는 알아두는 게 참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내가 가본 음식점과 주변에서 들은 괜찮은 레스토랑 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3.1 MING EXPRESS
스웨덴에서 아시안 음식을 파는 체인점 중 하나인 MING EXPRESS이다. 사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시안 음식을 판다고 하기 애매하다고 생각하지만, 뭐 그렇다고 스파게티나 햄버거, 피자 같은 음식이 아니라 밥+고기 메뉴나 라면 같은 메뉴들이 있어서 아시안 느낌이 많이 나긴 한다. 내가 방문 한 시각은 약 5시쯤이었는데, 저녁시간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이곳 사람들에게 굉장히 인기가 있는 모양인지 굉장히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이 곳 음식점은 대부분 포장을 많이 하고, 가격도 매장에서 직접 먹는 것보다 포장을 해서 가져가는 게 더 저렴하다. 음식의 가격은 매장에서 먹을 시 89kr, 포장을 해서 가면 79kr이다. 맛은 개인적으로 그냥 괜찮았다... 정도? 항상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서 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음식이 좀 싱겁게 만들어졌는데, 그런 음식들만 계속 먹다가 밖의 음식을 경험해보니 굉장히 양념이 강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스웨덴에서 음식을 얘기하면 다들 하나같이 하는 말들이 음식이 짜다는 것이다. 반대로 이런 자극적인 음식을 오랜만에 먹으니 아 뭔가 제대로 먹은 느낌도 좀 들었다. 게다가 저녁 시간에 음식점에서 저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게 많지 않은데, 그런 면에서 가격 대비 맛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3.2 Burger and Beer
두 번째로 내가 가본 음식점은 Burger and Beer로 음식점 이름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수제 버거를 파는 곳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햄버거를 무지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수제버거에는 정말 환장하는 편이다. 빵과 고기 패티, 그리고 적절히 어울려져 있는 야채들의 조합은 대체 누가 처음으로 생각했는지 존경을 표하고 싶다.
이 곳은 사진에서도 딱 볼 수 있듯이 굉장히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는 음식점이다. 가격은 129 kr로 chili 맛을 시켰는데, 적절한 매운맛과 베이컨이 조합되어 있어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위에서 소개한 Ming express처럼 이곳의 맛도 살짝 짠맛이 있긴 했지만, 애초에 햄버거이기도 하고, 매운맛이 가미되어서 모든 맛이 적절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가격은 조금 부담이 되었지만, 정말 맛있는 음식점이었다.
3.3 그 외
이 외에도 추천할만한 음식점 리스트를 한번 소개해보려고 한다.
- Sushi yama
린셰핑 Stora torget에 위치한 일본 초밥집으로 최근 스웨덴에서 초밥이 유행 중이라 스웨덴 사람들이 초밥집을 많이 찾는다. 그래서인지 초밥집이 꽤 많다. 그중에서도 이 곳을 언급하는 이유는 바로바로 여기에선 비빔밥을 먹을 수 있다. 사실, 비빔밥이라고 해도 현지화가 되어서 우리가 생각하는 맛보다 살짝 달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비빔밥은 비빔밥이다!
- Grekiskt och gott
스웨덴 친구가 추천해준 그리스 음식 레스토랑. 그리스도 스웨덴 사람들에게 휴양지로 유명한 나라인지 음식들도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순전히 내 생각) 아무튼, 이 곳도 각종 고기 요리나 튀김 요리 등 굉장히 맛있는 음식들을 파는 곳이라 추천한다.
이제 밥도 먹고, 커피도 한잔 마셨으니 다음 코스로 영화를 보러 가봅시다. 스웨덴에서 영화는 filmstaden라는 곳에서 볼 수 있으며, 스웨덴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영화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영화를 보는 것이 엄청 흔하고, 자주 보는 데에 비해서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는 영화 보는 것이 그렇게 일상화되어있는 취미가 아니다. 나 역시 한국에 있을 때는 영화를 많이 봤었는데, 여기 스웨덴에 와서는 그런 기회를 잡기가 어렵고, 가격도 부담이 되어서 자주 오기는 힘들었다.
(근데 솔직히, 다른 이유보다 한글 자막이 없다는 게 영화관 가기 망설여지는 가장 큰 이유였다. 아.. 같이 보러 갈 사람이 없다는 것도 한몫하고 ㅠ)
그래도 이번엔 Logan 이 개봉을 해서 슈퍼 히어로물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같이 영화관을 찾았다. 영화관의 가격은 영화의 길이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고, 학생 할인이 되는 영화도 있다. 하지만, 모든 영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미리 할인이 되는지 알아보고 가는 게 좋을 거 같다. 이번의 본 영화 Logan의 경우 130kr를 주고 볼 수 있었다.
영화관 내부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내가 이전에 교환학생으로 있었던 Halmstad는 확실히 이곳보다 작은 도시여서 영화관 규모도 작았었는데, 이번의 린셰핑은 스크린 크기도 크고 만족스러웠다.
영화는 영어 음성 + 스웨덴 자막으로 진행되었다. 듣기로는 스웨덴에서는 외국에서 들여오는 영화나 드라마의 더빙을 잘 안 한다고 한다. 사실 어떻게 보면 사소할지도 모르지만, 이런 식으로 영어로 된 미디어를 어렸을 때부터 계속 접하다 보니 영어 실력이 더 뛰어난 거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시내에서 할 수 있는 액티비티,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영화 보고 하는 것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3월이 다 지나가면서 이 곳 린셰핑도 봄이 다가와서 날씨도 따뜻해지고, 해도 길어지고 날씨도 계속 좋아서 기분 좋은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사람의 기분이 참 날씨에 따라 좌우된다는 게 신기하다고 생각을 하는 하루하루이다.
(근데 아직 나에게는 봄이 오지 않았다 크흑)
다음 포스팅에서는 린셰핑으로 올 예정일 후배들(석사 혹은 교환학생)을 위해서 정말 사소하지만, 사소해서 아무도 얘기해주지 않는 린셰핑에서 생활하는 법에 대해 포스팅하고자 한다. (먹고, 자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등등)
그럼 봄이 만연한 린셰핑의 사진을 올리면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Tack så mycket för den har gång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