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 여름을 보내다.
여름 좋아하시나요?
사람마다 좋아하는 계절이 다를 것이다. 나는 누가 여름과 겨울 중 어떤 계절이 좋은가요 라고 물어본다면 사실 겨울이 더 좋다. 한국에서 보낸 덥고 습한 찜질방 같은 여름에 잘 때만 되면 내 귀 옆에서 자리 잡은 모기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웨덴은 다르다. 추운 나라인 만큼 정말 적절한 기온에 맑은 날이 많은 스웨덴의 여름은 4 계절 중 최고의 계절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여름은 스웨덴도 너무나 더웠다.
여름방학 동안 거주허가 문제도 있고, 논문을 계속 써야 했기에 작년과 달리 올해는 스웨덴에 남아서 여름을 보내기로 결정하였다. 작년에는 한국으로 짧게 돌아갔었는데, 사실 당시에도 폭염으로 인해서 너무나 찜질방 같은 한국을 경험하였고, 나름 스웨덴에서 여름을 보낸다는 사실이 나쁘게 생각되지 않았다. 근데 이게 웬일... 폭염은 한국만에 일이 아니었다.
한국도 40도가 육박하는 정말 무더운 여름이 드디어 끝이 나고 있다. 그런데 스웨덴도 만만치 않은 폭염과 가뭄이 계속되었는데, 스웨덴 뉴스에서는 2018년 7월이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되었다고 한다. (아래 뉴스 기사 참조)
https://www.thelocal.se/20180723/sweden-heatwave-hottest-july-in-at-least-260-years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8월은 날이 확실히 풀려서 가끔은 외투가 필요할 정도로 선선한 날이 계속되고 있는데, 7월에는 이 곳 스웨덴도 정말 더운 날이 계속되었다. 카더라 통신으로는 너무 더운 나머지 스톡홀름에서 선풍기가 매진되었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했다. 그래도 이 글을 보는 분들은 아마 아무리 더워도 북유럽 클래스가 있는데 한국만 할까 싶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정말 버티기가 힘들었는데 그 이유인즉슨 여기엔 에어컨이 없다.
기온만 따지자면 30~31도를 계속 유지했었고, 가뭄이 들어서 날씨는 항상 맑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창문이 큰 내방은 유럽의 강렬한 햇살과 전자기기가 뿜어대는 열에 의해서 후끈후끈 달아올랐다. 가끔은 바람이 부는 밖이 더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겨울에는 그렇게 따뜻하고 해가 긴 이런 날을 바랬었는데, 사람이 참 간사하게 이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하하하
린셰핑이 아무래도 학생 위주의 도시라서 그럴까 여름방학이 온 뒤에 린셰핑은 마치 방사능만 없었을 뿐 체XX빌 도시를 생각나게끔 했다. 사람을 보기가 어렵고, 주변에서 사는 토끼와 고슴도치만이 나를 반겨줄 뿐이었다.
친구들도 대부분 고향으로 돌아간지라 정말로 쓸쓸한 날이 계속되어서 스케이트 보드도 사서 타고 여태까지 못하던 게임들도 팍팍 즐기면서 논문을 진행하였다. 그런데 논문 진행도 사실 굉장히 더딜 수밖에 없던 게 지도교수님도 휴가를 가고 학교에 공부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 하하 너무나도 게을러질 수밖에 없었다.(라고 핑계를 대본다)
그래서 혹시 이곳에서 석사 공부를 하거나 교환학생을 한 학기 이상해서 여름방학을 보내게 된다면 미리 알찬 계획을 짜두는 것을 추천한다. 날씨는 좋고, 평화롭긴 하지만 너무나도 쓸쓸하다. 그래도 친구들이 돌아온 이후에는 가끔 근처 호수에서 수영도 하고 피크닉도 가고 했다.
그래도 역시 여름방학이라면 유럽이라면 뭐니 뭐니 해도 여행이 진리인 거 같다. 작년에는 부모님이 찾아오셔서 같이 여행을 했는데, 이번에는 누나가 와서 같이 여행을 하게 되었다. 여행 코스를 많이 고민하다가 스웨덴의 주요 도시인 스톡홀름과 예테보리를 여행하고, 내가 사는 곳을 한번 들른 다음에 노르웨이 오슬로까지 가보는 것으로 하였다. 그리하여 여행 루트는 스톡홀름 공항 -> 린셰핑 -> 예테보리 -> 오슬로 -> 스톡홀름으로 계획되었다.
처음에 린셰핑에서 한 것은 바로바로 수영!
이전에 포스팅을 한번 한 적이 있는 Motala 인조 해변을 찾아가서 수영을 했다. 작년에 찾아갔을 때는 사람이 거의 없이 한적했는데, 이번에는 날이 워낙 더워서 그런지 정말 많은 가족들이 와서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이 곳이 한국에서 놀러 가던 바다보다 좋았던 점은 민물이다 보니까 따로 샤워를 안 해도 몸이 끈적하다거나 하지 않고 아주 깔끔했고 상대적으로 건조한 스웨덴이다 보니 수영복도 자연스럽게 말라서 그냥 수영을 즐기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도 상관이 없을 정도였다.
린셰핑 이외에 여행은 설명하자면 너무나 길 것 같아서 생략하고 이번 여행을 다니면서 만든 영상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지금 린셰핑은 학기가 시작되어서 사람들도 북적북적하고 매일매일 각종 이벤트와 파티로 시끌벅적한 마을이 되었다. 아쉬운 건 논문 작성을 시작하면 새로운 사람 만날 일도 없고 매일 사무실 출퇴근만 반복하니 저런 시끌벅적한 이벤트들이 남의 일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어휴 빨리 논문을 마무리하고 졸업을 하던가 해야지... 대학에서 신입생들이 놀고 있을 때 옆에 쭈그려 앉아있는 복학생 같다. 하하하.....
그래도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고 다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돼서 기분이 리프레시되고 있다. 그럼 다음 이야기는 거주 허가 두 번째 연장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한다. 사실 이 두 번째 연장은 조금 불평불만 투성이의 글이 될 것 같은 걱정이 되지만... 아무튼
다음 글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