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박사생의 월급은
월급 받은 지 한참 지나서 올리는 월급 받은 후기...
5월 24일에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월급을 받게 되었다. 원래 매달 25일에 지급하는 것인데, 25일이 토요일인 관계로 24일에 미리 받아볼 수 있었다.
월급 명세서는 인터넷에서 학교 직원 페이지를 들어가면 내가 이번 달에 얼마를 받는지 미리 알 수 있고, 25일에 내 통장으로 입금이 된다. 스웨덴에서 받는 첫 월급이라 전날부터 사실 두근두근 했고, 돈 받으면 뭐할지 고민하면서 잠에 들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바로 일어나서 확인해보니 입금이 되어있었다.
게다가 난 4월 중순부터 일했어서 5월 월급 + 4월에 일한 만큼의 돈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었는데, 그로 인해서 내 통장이 매우 두꺼워졌다. 하하하
세금을 많이 뗀다고 유명한 나라인 스웨덴에서 정말 세금을 얼마나 떼는지 궁금한 사람을 위해 과감하게 내 월급을 공개하려고 한다. (음.. 공개한다고 법적인 문제 같은 건 없겠지...?)
내 계약서에 적힌 한 달 월급은 30,100 SEK (현재 환율 기준 30,100 X 125 = 3,762,500 원)인데, 여기서 내통장에 찍힌 월급은 22,367 SEK (2,795,875 원)이다.
계산기를 두드려 보면 약 25.7% 를 세금으로 가져갔고, 금액으로는 약 96만 원이 세금으로 나갔다.
사실 예상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난 30% 정도를 세금으로 내겠지란 생각을 하고 있어서 딱히 충격을 받진 않았다. 오히려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금액을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사실 한국에서 일할 때도 적지 않은 세금을 냈던 기억이 있어서 스웨덴이 주변에서 들리는 것만큼 어마어마하게 세금을 낸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는다. (물론, 나이, 결혼 유무, 재산 등등의 요인들을 고려하면 세금을 떼는 양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여담으로 아까 말한 것처럼 4월에 일한 것이 합쳐져서 돈이 더 들어왔는데, 그걸 다 합치면 총 44,006 SEK 중에 10,446 SEK를 세금으로 내고, 33,560 SEK (4,195,000 원) 이 내 통장으로 들어왔다. 조삼모사인 느낌은 있지만 매우 신난다 하하하.
월급을 받고 나서 사실 내가 이 월급을 받을 만큼 일을 했나 싶긴 했다. 딱히 내가 뭘 한건 없고, 여태까지 거의 그냥 공부만 한 거 같은데, 돈이 들어오니 기분이 이상하다. 물론, 한국에서 회사에 다닐 때도 처음 3달 정도는 일다운 일을 한 적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이 돈을 받을 자격이 되나 싶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를 생각해보면 내가 예전에 회사 다닐 때와 비교해서 연봉이 큰 차이가 없는데, 하는 일은 훨씬 적다고 생각되고, 5년을 무사히 마치면 박사학위가 나온다는 생각을 하니 조건 자체는 참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박사과정이 쉽다는 얘기는 아니다. 회사에선 그냥 시키는 일을 시키는 대로 하면 됐지만, 박사학위를 따기 위해선 내가 공부하고 연구해야 하는 거라서 어떤 의미론 더 힘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나저러나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