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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언드래곤 Aug 23. 2019

이사를 하다

드디어 집을 구했습니다. 여러분

박사 합격이 기정 사실화가 되었을 무렵부터, 나는 혼자 살 집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 노력이라고 해도 육체적 노력이라기보다 매일매일 인터넷 사이트를 체크하고 메일을 보내보고 하는 정도라서 절대적인 시간이 많이 든 건 아니었지만, 계속 집이 구해지지 않아서 정신적 스트레스가 매일매일 쌓여가고 있었다.


근 2월부터 구하기 시작했고, 4월에 스웨덴에 입국할 때까지 마땅한 1인 아파트를 구할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4명 정도가 셰어 하는 집에 들어갔었다. 아무래도 셰어 아파트는 가구를 따로 구입할 필요도 없었고, 렌트도 상대적으로 저렴했지만, 생판 모르는 다른 사람과 집을 같이 쓴다는 건 여러 방면에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난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깔끔한 성격이 아니라 대충대충 살면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적하기엔 사소한, 사소하지만 신경 쓰이는 문제들이 하나둘씩 쌓이니 여기는 절대 내 보금자리는 될 수 없었고 하루빨리 내 집을 찾을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8월 1일부터 들어갈 수 있는 집을 구할 수 있었다.


집을 구하게 된 경로는 이번에도 Studentbostäder 였는데, 아무래도 다른 곳에선 많은 Queue 포인트를 요구하거나, 가격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비싸거나, 장소가 좋지 않거나 하는 여러 가지 이유로 현실적으로 구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다가 여름 동안 Studentbostäder에서 꾸준히 집이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한 명씩 한 명씩 나보다 포인트 높은 사람들이 집을 가져가다가 마침내 내 차례가 오게 되어서 방을 구할 수 있었다. 방이 이렇게 꾸준히 올라오게 된 것은 아마 학기가 끝나고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집을 정리한 게 아닌가라고 추측한다.


그래서 내가 구한 방은 면적 35.2 제곱미터의 1.5룸 같은 원룸을 얻을 수 있었다. 렌트는 한 달에 5,366 kr로 조금 부담이 되는 금액이긴 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Studentbostäder는 1년을 살면 6월 7월 렌트를 안내도 되는 혜택이 있기도 해서 부담이 덜하고, 거의 반년 가까이 집을 알아본 결과 이보다 싼 원룸을 구하긴 정말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그냥 만족하기로 했다.


내 방의 레이아웃


아무튼 8월 1일에 열쇠를 받을 수 있었고, 처음으로 간 방의 상태는 다음과 같았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아무것도 없는 빈방에 들어서니 조금 난감하긴 했다. 그래도 이전에 혼자 살 때는 20 제곱미터의 방에서 생활을 했는데, 그거에 비하면 아주 넓은 공간에 필요한 것만 쏙쏙 들어가 있는 주방 설계가 참 마음에 들었다. 역시 렌트비가 비싼 만큼 만족스러운 방이었다.


들어오기 전에 열심히 3D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로 선택한 가구들을 이케아에서 주문을 했고, 즐거운 방 꾸미기 작업에 들어갔다. 후후


나는 차가 없으므로, (면허도 장롱면허라...) 직접 가서 가구를 사 올 생각은 하지 않았고, 모두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다. 보통 인터넷 쇼핑은 집 근처 pick up point로 가게 되지만, 이케아에서는 home delivery 서비스가 있어서 집 안까지 가구를 배송해준다. 물론, 배송비가 비싸긴 하지만...


가구 주문하는 과정과 픽업하는 과정에 대해선 정보를 정리해서 글을 하나 써볼까 생각한다. 배송은 주문하고 약 1주일 정도가 소요되었고, 기사 2분이 오셔서 내가 구입한 모든 가구들을 집안으로 가지고 와주셨다.


가구 배송이 왔다. 이제 조립의 시간...


이제 내가 이 방에서 살기 위해 저 가구들을 조립하는 일만 남았다. 혹시나 해서 얘기하는 거지만, 가구 조립은 혼자 하지 말자. 혼자 하는 건 정말 정말 힘들다. 침대 조립하는 데에만 6시간 넘게 걸린 거 같다. 하하하... 나중엔 너무 힘들어서 아는 분께 헬프를 요청하였고, 둘이서 하니까 손쉽게 나머지 가구들을 조립할 수 있었다. 명심하자, 가구 조립은 2인용 작업이다. ㅠㅠ 그래도 이 가구들을 조립하면서 경험이 쌓여서 나름 자신감이 붙긴 했다. ㅎㅎ


저 박스들이 침대가 되고... 가구로 바뀌었다
작업이 끝난 후 남은 전리품들...


우여곡절 끝에 모든 가구 조립을 완성하였고, 기타 필요한 물건을 사고 나서 내 방이 완성이 되었다. 돈을 엄청 많이 쓰긴 했는데... 최소한 5년은 살 꺼라는 생각에 열심히 카드를 질렀다. 돈은 또 벌면 되지요. 돈 쓰는 게 제일 좋아 하하하하


그래서 완성된 나의 러브하우스를 공개합니다~








8월에는 이처럼 이사하느라 브런치 글도 못쓰고, 좋아하는 게임도 못하고, 이케아와 시내를 왔다 갔다 몇 번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완성한 집을 보니 너무나 뿌듯하고, 돈을 쳐 바른 보람이 느껴졌다. 집돌이는 역시 집에 돈을 써야지 하하하


앞으로 새 학기가 시작되면 더 바빠지긴 할 텐데, 그래도 틈나는 대로 글을 쓰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럼 다음 글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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