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번째 나의 목표는 혼이 살아나는 낭독 전문가 과정을 마치는 것이다. 8월 5일 전문가반 수료식을 마쳤다. 전문가반을 마치면 나의 소리가 영혼의 울림이 되는 줄만 알았던 것 같다. 1년 동안 낭독과의 만남은 깊고 뜨거웠다. 하지만 나는 무의식과 의식 어딘지 모를 곳으로 혼쭐나게 줄행랑 중이다. 혼이 살아나는 나의 낭독을 위해 전문가반을 마쳤지만 나의 길은 미로다. 마음이 끌리는 메타버스 낭독 반에 수강 신청을 했다. 8월 7일 메타버스 낭독 반 첫 수업이 시작되었다.
낭독은 마르지 않는 샘처럼 다시 차올랐고 샘솟는 기쁨이었다. 낭독 샘에서 메타버스 낭독 반이 솟았다. 자격은 낭독을 9개월 이상 받은 사람이다. 막상 수업이 가까워지자 메타버스 낭독 반 수업을 한다고 말하기가 망설여졌다. 물론 1년이라는 시간은 있지만 나의 낭독은 위험수위다. 그래도 낭독과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접목이 궁금했다. 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디지털 이주민인 X 세대다. 낭독도, 디지털도 넘사벽이라는 생각에 취소하려고 강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메타버스 낭독 반 선생님과 잠깐 통화를 하고 나는 해 보겠다는 대답을 하고 있었다. 컴퓨터 자격증이 있는지 활용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물어볼 줄 알았다. 전혀 궁금해하지도 않았고 낭독을 얼마나 했는지만 물어보셨다. 커뮤니티 전문강사로 활동한다는 말에 마음의 빗장이 풀린 것 같다. 여하튼 Z세대도 잘 모른다는 메타버스 낭독을 한다고 강사와 통화까지 끝냈다.
평일이 아닌 일요일 저녁 8시다. 모든 스케줄에 방해받지 않는 시간대였다. 첫 수업 소감을 졸라맨으로 스토리보드에 완성해 보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수업 전 기분과 앞으로 수업 후 나의 모습을 졸라맨으로 표현하기다. 막대기밖에 없는 캐릭터에 감정을 표현하라니 난감했다. 눈과 입꼬리를 위로 올려 웃는 모습을 표현하고 팔과 다리도 따라 그렸다. 단순하지만 감정 표현이 되었다. 표정 만들기가 어려운 감정은 옆에 글로 썼다.
메타버스의 제페토와 이프랜드는 가상공간 앱이다. 이프랜드에 처음 들어갔을 때 신기하기도 했지만 조이스틱을 사용하지 못해 헤맬 때는 난감하기도 했다. 이프랜드에 초대되어 입장은 했지만 망부석이다. 가상공간에 내가 들어간 것까지는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 아바타가 움직이지 않는다. 조이스틱은 한 번도 경험이 없다. 나는 얼음처럼 서 있고 동기생은 춤을 추고 손뼉을 치며 하트를 날린다. 침착하자 여기에서 당황하면 또 수업을 놓칠 수 있다며 나를 가다듬는다. 줌이라는 가상 회의를 통해 다른 플랫폼을 접속하고 실행하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수업 시간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연대가 이어졌다. 카톡으로 피드백이 이루어지면서 디지털과 가깝다는 순도가 높아지고 경계가 사라진다. 두려웠던 제페토와 이프랜드가 낯설지 않았다. 머릿속 이야기를 손으로 조물조물 조작하여 만들어지는 과정이 놀라웠다. 제페토에서 컷과 툰 과정이 제일 성취감이 높았다. 내 목소리로 내레이션까지 넣어 영상을 완성하고 보니 낭독의 필요성과 중요함이 바로 느껴졌다. 눈으로 보고 소리를 듣는 영상에 목소리가 살아나고 있었다. 리드하는 메타버스 낭독 과정이다
가상공간의 증강현실을 통해 커뮤니티가 원활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연대가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고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되었다. 이야기가 이어지는 곳에서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핸드폰으로 마음과 생각을 앱으로 즉시 만들어낸다. 곧바로 전송하고 공유한다. 처음이 낯설고 어렵다. 초행길이 어렵지 매일 가면 눈을 감아도 동선이 보이고 길이 그려진다. 메타버스 앱을 익히면 같은 방법이다. 방법만 알면 내 마음과 생각을 표현한다. 남과 다른 나만의 것이 창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