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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바람 Feb 17. 2023

06메타버스 낭독극을 하다

홍대무대에서

    나는 소리 내어 책을 읽어 말하는 북내레이터 과정에 있다. 독서는 글을 읽고 텍스트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이다. 눈으로 읽는 묵독, 입으로 소리 내어 읽는 낭독, 뜻을 새겨 가며 읽는 정독을 통해 텍스를 만난다. 낭독은 입으로 소리 내며 동시에 내 귀로 듣는다. 타인이 낭독할 때는 텍스트를 받아들이는 공명의 시간이 이루어진다. 귀 기울여 들을 때 이야기는 내 이야기가 되고 자유로워진다. 감정과 감각이 무장해제 되는 편안한 시간이다. 나에게, 낭독은 나 다운 시간이 되는 쉼이다.          






      

 우리는 처음 본 사람과 말을 통해 이야기하며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 목소리와 말씨에서 그 사람을 느낄 수 있다. 말을 어떻게 정제하고 말하느냐에 따라 소리가 새로워진다. 메타버스 낭독 반에는 목소리 캐릭터 표현하기 과정이 있다. 캐릭터가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캐릭터를 파악하고 대본을 읽는다. 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말하고 표현해 보았다.  강사님은 짧은 대본을 주시며 상황을 연출하고 목소리에 어울리는 배역을 정해 주신다. 메타버스와 낭독이 만나는 긴 박한 순간이었다. 정신이 번쩍 드는 짜릿한 긴장감 속에서 가상공간에 있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이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까지 하는 것이 연기라는 체감을 해 본다. 텍스트의 집중하고 그것을 입 밖으로 꺼내어 따라 해 보는 몰입이 체화가 아닐까 생각하게 한다.   






 서혜정 낭독 연구소에는 20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성우 7명의 코칭으로 북내레이터를 양성하고 있다. 10월 15일 홍대에서 북튜버 정모와 낭독 배틀을 열었다. 1부에서 가야금과 씽잉볼, 2부에 메타낭독극과 씽잉볼 세러피, 3부에 관객모독 리딩으로 축하 공연이 이루어졌다. 작은 소품부터 무대의상까지 꼼꼼히 준비한 출연진의 낭독가와 북튜버의 배틀은 열정적인 무대였다.  메타버스 낭독 8주 차에 낭독극 준비를 하는 상황이 어리둥절했지만 작품을 만들면서 복습이 되었다. 사는 곳이 다 달라 만나기도 어려웠던 15일의 짧은 시간이다. 하루 건너 줌으로 회의하고 톡으로 작품을 공유하며 일사천리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줌과 톡이 있어서 모든 시간이 단축되었고 모든 수강생이 참여할 수 있는 영상이 만들어졌다. 메타버스 낭독극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한 극 중 주제를 잘 전달한 장치가 되었다.       


         




 처음은 모두 서툴다. 실수가 있어야 노력할 기회를 얻게 된다. 무대에 오르기 전 리허설이 없었던 터라 안타깝게도 음향사고가 났다. 메타버스 낭독 극은 소리 없는 영상으로 스크린을 채우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영상에 흐름대로 각자의 배역을 소리 내었다. 지금 이 순간이 우리에게 주어진 최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 우리의 눈빛은 서로를 응원하고 있었다.  배역 중 어린 심청은 시각장애인이다. 어린 심청역은 상황을 볼 수 없지만 우리의 호흡을 느끼고 그 순간의 대사를 정확히 넣어 주었고 음향 없는 영상이지만 그녀의 목소리로 낭독극을 완성하는 아름다운 공연이 되었다. 관객 또한 우리의 상황을 보고 한마음이 되어 응원의 박수를 보내 주었다.  







             

 영혼의 울림이 가득 찬 공연이었다. 어머니를 주제로 직접 써서 낭독한 팀이 배틀의 1등이 되었다. 우리는 1등 타이틀이 아니어도 언제나 1등인 낭독 가이다. 저마다 기량을 마음껏 펼친 낭독자와 북튜버의 배틀은 아름다운 조화와 균형을 이루었다. 수상을 마치고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함께 나눈 에너지는 우리를 서로 응원했고 성장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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