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드백프로 Dec 29. 2022

술을 끊으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

단주 245일 차

'피드백의 변'- 들어가기에 앞서, 요즘 내 마음과는 다르게 하루가 너무나 바쁘다. 시즌 특성과 여러 가지 요소들로 인해 회사일에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써야만 하는 상황이다. 생산성 고도화를 주장하던 내 입장에서는 다소 부끄러운 상황이기도 하다. 더구나 피드백 프로가 되겠다며 시작한 소통에 대해 소홀한 것 같아 송구한 마음이 크다. 미흡한 글에도 Like it을 눌러주시는 여러 작가님들과 이웃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내가 구독 중인 작가님들의 새로운 글과 Like it을 눌러주시는 분들의 브런치/블로그도 곧 찾아갈 것임을 약속드린다.


이전 글에 이어...


삶에 대해 체념을 하며 살았다. 내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거나, 노력한 만큼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면 '이 빌어먹을 세상'을 외치며, 세상 탓만 한 적도 많다.


그리고 술을 찾았다. 어김없이 한 잔, 두 잔 비우다 보면 이어지는 블랙아웃의 반복과 반복.... 이러다가 정말 '조기 알코올 치매'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몸 하나만 책임지면 되는 상황이었다면 심각할 것도 없었겠지만, 아직도 핏덩이 같은 두 아이들을 바라보면 '이렇게 살아서는 안된다'라는 마음의 소리가 들리곤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내 변연계는 '드백아, 네가 뭘 얼마나 성공하겠다고 그러고 있어? 네가 가진 환경을 봐봐. 열심히 사는 게 뭐가 중요하냐? 그냥 이렇게 적당히 취하고 적당히 민폐 끼치고 적당히 살면 되지. 그리고 애들한테 꼭 잘해줄 필요가 있을까?? 애들은 스스로 크잖아.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고. 그냥 살자, 응??'이라며, 내 행동과 실수들을 합리화했었다.


단주 후의 변화


200여 일의 단주 기간을 보내면서 내게도 변화가 조금씩 일어났다. 채워지지 않을 것 같던 에너지가 다시 내 몸을 채워주면서, 어느 정도 몸과 마음이 정상화되었다. 또한 정상적인 마음으로 여유 있는 시간을 지내다 보니 이제 무엇인가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1) 하루 20~30분, 브런치 글쓰기


어떻게 하면 글을 읽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던 도중, 회사 지인 J와 업무를 빙자한 대화를 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려면 글을 쓰라'는 자기 계발서에 나올 것 같은 말이 떠올라서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저 블로그 틈틈이 하고 있어요.


"매일 하는 건 아니지만, 틈틈이 기록용으로 하고 있어요. 그리고 차장님이 잘 아시는 K도 블로그 하는 거 아세요? 서로 안부도 댓글로 달고 나름 재미있어요."


블로그라.. 블로그... 대학생 대외활동 시절에 소위 '바이럴'이라는 걸 하기 위해 처음으로 접했던 것이 블로그였다. 주로 핸드폰 단말기에 대한 사용 리뷰를 많이 썼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재미가 있었고 사람들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1세대 리뷰어다 보니 제품 사진을 찍는 등의 스킬은 투박했지만, 노하우를 알려주는 콘텐츠는 나름 자신 있었다.


그리고 구글 검색을 통해 많이 접했던 "브런치"가 생각났다. 회사 선배님 한 분과, 지금은 퇴사한 동기 한 명이 브런치를 시작한다고 해서 구독한 기억도 났다. 그날 J의 도움을 받아 내 브런치 콘텐츠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했다. 브런치에 쓰고 싶은 글에 대한 목차를 작성했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작가가 되기 전이라도 글을 쓰는 것은 자유다. 다만 공개를 할 수 없을 뿐...) 


 4회의 글 분량이 만들어지고 나고 끊임없는 퇴고를 거치다가, 떨리는 마음으로 작가 신청을 했었다. 그리고 22년 10월 28일, 작가 승인 메일을 받은 날부터 지금까지 글을 쓰고 있다. '단주'에 대해 주 1회만 하려고 생각하다가, 1주일에 2, 3번씩 "새 글" 알람을 울리는 멋진 작가님들을 보면서 매거진 하나를 더 열어서 잡다한 이야기도 써보고 있는 중이다.


(글을 쓰면서 내게 생긴 긍정적인 변화는 한두 개가 아니다. 따로 챕터를 만들어서 알려드려야 할 정도이니 ;;)


2) 하루 10분, 눈 운동 독서


책 욕심만 많아서 늘 책을 짊어지고 다니지만 정작 읽지는 않은 책을 좀 읽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글을 쓰는 것도 책을 읽기 위해서였으니까...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나를 "김교수의 세 가지" 채널로 인도하였고, "눈 운동 독서"에 대한 내용을 알게 되었다.


기상 직후(탈모 약을 먹은 후...)에, 10분 알람을 설정해 놓고 읽지 않았던 책을 손에 잡고서 눈 근육을 키우는 마음으로 읽어가는 것인데, 이 덕분에 사놓고도 읽지 못해 안타까웠던 책을 2권이나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이 습관은 오늘 아침에도 실천했다. 며칠 전부터는 내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정재훈 약사님"의 "음식에 그런 정답은 없다"를 읽기 시작했다.


('건강과 맛이라는 기준에 갇히지 않고 개성과 관계가 살아 있는 음식 문화가 꽃 피기를 기대하며 이 책을 썼다.'라고 말씀하신 정재훈 약사님은 "매불쇼"의 건강코너를 책임지고 계신다. 일전에 우리 회사에서 특강이 진행되었을 때, 약사님의 비전과 삶의 철학에 대해 깊이 반한 바 있다.

오늘 읽었던 '레스토랑 평가 믿을 만한가'라는 부분에서는 두 차례 프랑스 여행 기간 동안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무려 14곳이나 방문한 약사님의 음식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독서를 다 마치면 추후에 책 리뷰를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겠다.)


관심 있으신 분들을 위해, 눈운동 독서법과 해당 도서 링크도 하단에 첨부한다.


3) 실천, 실천, 실천...


자기 계발 책에 대한 1세대 독자였고, 좋은 방법을 찾아다니는 골동품 수집가처럼 '읽기만' 하고 '미루기만 하는' 삶을 지속적으로 살아왔었다. 그런 내가 요즘 가장 기쁨을 느끼는 부분은, 실천을 한다는 것이다. 지극히 계획적인 성향이긴 하지만, 실천이 없으면 계획도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단편적인 실천을 강조하고 명령문으로 가득한 요즘 자기 계발 책은 매우 꺼린다. 내가 죄인이 된 듯한 느낌을 돈 주고 산 책을 읽으면서 느끼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 계발도 고전(인간관계론 등)을 많이 읽었다. 극 내향적인 내게, 사람과 지내는 법을 알려준 '인간관계론'은 1년에 한 번씩은 읽고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그간 내게 주어진 여러 가지 To-do-list를 기반으로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며(정리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면 그건 실천까지 이어질 에너지를 쓸 수가 없다.) 실천 중에 있다. 물론 지금도 시행착오는 늘 있지만, 느리지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조금 더 노하우가 정리가 되면, 추후에 '살며 삭아가며'에 따로 상세히 경험을 공유토록 하겠다. 이상으로 오늘의 글을 마친다.


단주 후에,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어서 참 다행이다.


https://brunch.co.kr/@feedbackpro/2

https://brunch.co.kr/@feedbackpro/20



https://youtu.be/hJ8CWjGrFo0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774272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971062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해마에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