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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낌 May 20. 2016

예쁜 사람

닮고 싶은 사람과 되고 싶은 모습

가끔 어떤 사람들을 보면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1.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 사람

정말 그 일에 열정이 많고 의욕이 넘쳐서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말하고 싶어 하고 알리고 싶어 하는 사람

우연히 한 친구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동안 이야기할 기회는 많지 않았는데 집이 같은 방향이라 같이 가게 된 것이었다. 그녀는 공연을 앞두고 있었다. 나는 무대 위에 서 있는 그녀를 다음 주에 볼 예정이었다. 그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그 친구의 페이스북을 함께 살펴보았다.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실력을 사진에서 짐작했고, 그 뒤에 가려졌을 시행착오가 보이는 듯했다. 평소에 비해 축축 처지는 어투로 방금까지 내게 너무 피곤하다고 했던 그녀는 금세 눈을 반짝이며 내게 열정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었다. 시간을 쪼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그녀가 용기 있어 보였고 멋졌다.

힘들어도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건 이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갈 힘과 용기를 준다. 내게 좋아하는 일이란 그런 의미이듯이 그녀에게도 그럴 것 같다.




2. 시각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사람

내가 잊어버리고 있던 것을 끄집어내서 표면 위로 올려놓는 사람

그래서 그 혹은 그녀가 쓰는 언어를 통해 내가 바뀌고, 어떤 일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

꽤 지엽적인 예시이기는 하지만 가끔 그럴 때가 있다. 아무 생각 없이 헬렐레, 놀고 시간을 흥청망청 보내고 있을 때, 오늘이 마지막 날인양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있다. '네가 처한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어서 놀고 있는 거라면 그게 진짜 옳은 방법이야?'라고 묻는 것 같았다. 그런 순간순간마다 '나는 왜 이럴까'라고 생각했다. 그 사람을 보면서 자극을 받았고, '아 맞다, 이렇게 살면 안 되는 거였지!'라고 생각했다. 정해져 있던 정답을 너무 당연하게 빗겨나간 것 마냥. 그렇게 피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그런 사람들이 다시 알려준 셈이다.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게 아니라 찾아가야 하는 것이었다. 가끔 그렇게 뒤늦게 깨닫곤 했다.




3. 말하는 당사자보다 그 마음을 더 잘 알아주는 사람

그 사람으로 인해 스스로가 정리되고 정의가 되는 것을 느끼게 하는 사람

그때의 그 친구와 함께 종로를 걷다가 찍은 사진

누군가와 조금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한층 더 내밀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연애를 주제로 흘러갔다. 진지하고 분위기가 무거워지는 것이 싫어서 과거에 겪었던 이별을 가볍게 말하려고 '그냥 그랬던 적이 있었다'는 느낌으로 말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과거에 만났던 사람이나, 나에 대해 잘못 이해할까 겁이 났다. 내가 만났던 사람은 그런 사람이 아닌데 실제(혹은 내가 느낀 모습)와 다르게 해석되는 것이 싫었다. 그러다 보니 의도치 않게 말이 길어지고 부연설명이 많아졌다. 이야기를 듣던 상대는 이렇게 말했다. "많이 좋아했구나"

과거의 내가 생각났다. 내가 그 사람을 좋아했지. 실제로 그랬다.




이런 사람들을 보고, 만날 때마다 내 스스로가, 내가 다른 이에게 이런 존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동시에 나는 이렇게 되고 싶다.



한 마디의 말로 한 사람의 삶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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