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약의 길은 보일까
글로 내뱉다 보니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기도 한 착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걸음 내딛어보는 것중 하나가 끼니를 잘 챙기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가볍게 떡 하나, 씨리얼, 컵라면, 뭐 이렇게 여러가지 시도를 해본 결과 나에게는 죽이 가장 잘 맞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평소 좋아하는 김치죽을 일요일 저녁에 끓여 7개로 소분해서 냉장고에 넣고 하나씩 꺼내서 출근전에 먹고 있다.
아침을 먹어서 그런지, 속이 든든해서 그런지 쓰러질것 같은 힘듬은 조금 사라졌지만 불안은 사라지지않았다.
뭐 불안이 사라지라고 하는건 아니니까..아침에 약기운에 취해있는것 같으니 그걸 좀 깨볼까 한 시도였는데
약깨기는 분명 성공했다고 본다.
그렇게 나를 챙기는것에 조금 더 집중 해보기로 했다.
내가 먹는 음식이 내 속에 편한것인지, 맛은 있지만 꼭 뒤탈이 나는 음식인지, 속이 불편한지 가려서 조금씩 자주 먹어보고 있다.
마침 내가 기력이 너무 없다고 부모님이 녹용을 두첩해주셔서 아침 루틴은 올리브오일, 레몬즙, 녹용즙 그리고 샤워후 출근전 식사 이렇게 바뀌었다. (뭘 많이 먹기는 하네)
음식을 먹어서 기력이 찾아지고, 기력이 돌아오니 기분을 알아채는것도 조금 더 예민해진 기분이다.
그래서 어떤 기미(?)가 온다면 얼른 약을 챙겨 먹기 시작했다.
이전엔 맥없이 당했다면 지금은 오기전에 대비를 좀 하기 시작했달까...
그렇거나 어떻거나 이번 병원에가서 호전된 상태를 말씀드리고 약이 좀 줄길 바랬지만 선생님은 늘리는것에서는 거침이 없으셔도 줄이는것에는 너무 소극적이셨다.
역시나 전달과 동일한 약봉지를 들고..한달동안 크게 힘들지 않았던 내게는 조금 서운했지만 아직은 단약이 힘든 상태라는것도 이해는 된다.
불안이란 도대체 왜 시작됐고 나를 이렇게까지 물고 늘어지는지 모르겠다.
어떤 사건이 트리거가 되어 어릴때부터 내제되어있던 상처와 스트레스가 신체반응으로 나타났고..그 반응을 누르기 위해 약을 먹는건가 아니면 치료를 위해 약을먹는건가 요즘은 가끔 헷갈린다.
하긴..이런 고민을 한다는것 자체가 나아지고 있는게 아닐까?
예전의 나는 속절없이 오는 공황과 불안에 두려워했고, 하루하루가 지옥같았는데 지금은 이런 고민을 한다는것 자체가 치료가 되고 있는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의사선생님은 회복탄력성에 대해 자주 이야기해주신다.
상황을 바꿀수 없다면 내가 빨리 회복이 될수 있는것을 찾아 그쪽으로 마음을 돌리는 방향으로 하라고,,
원인을 제거하기는 어려우니 내 안의 회복탄력성을 키우면 근육이 만들어져 후에는 어떤 불안이나 두려움이 와도 신체적 방향까지 가지 않는 회복력을 가지게 될것이라고.
그렇지 이론적으로는 알지만 그게 좀 힘들지 않는가?
하지만 아침밥을 챙긴다는것, 일요일 저녁에 나를 위한 일주일치 무엇인가를 만든다는 행위 자체가 내게는 조금씩 풀수 있는 열쇠처럼 보인다.
남을 위해서, 나의 가족을 위해서, 부모님을 위해서, 형제들을 위해서, 동료들을 위해서, 회사를 위해서는 나하나쯤 희생하는것은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서
정작 나는 나를 돌보지 않고 나를 신경써주지 않았다는것이 조금의 해답이 될것도 같다.
쭉 아침을 챙겨보고, 내가 좋아하는것을 시작해보고, 알아가보며 나도 그 회복 탄력성이라는것을 기를수 있는 그날까지.
화...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