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동의 표면
낭만(浪漫). [낭ː만](명사)
현실에 매이지 않고 감상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대하는 태도나 심리.
또는 그런 분위기.
포털 사이트에 '낭만'을 검색하면 위와 같은 정의를 얻을 수 있다.
차세동을 만나온 수만 명의 청소년, 청년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할 것이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낭만이다.'
차세동과 스타트업은 이제 뗄레야 뗄 수 없게 되었다.
차세동의 모습을 통해, 스타트업에게 낭만은 무엇일까 살펴본다.
낭만을
정의 그대로, '현실에 매이지 않는 힘'정도로 살펴본다면
스타트업에게 낭만은 재미난 의미를 지닌다.
차세동의 스타트업 초기를 생각해 보면 그가 받았던 평은 아래와 같다.
'전형적인, 심지어 그중에서도 독특한 몽상가에 가깝다.'
'여우 같은 면이 없는 저돌적인 호랑이 같다.'
칭찬이 아니다.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이에게는 '서툴고 현실감각 없는 사람'이라고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물론 이에 대한 평은 관련 전문가 혹은 어느 정도 식견이 있는 사람들에게서만 나온 것은 아니다.
오히려 종종 관련 전문가들에게는 전혀 다른 평을 받기도 하는 그였다.
그럼에도 그의 주변인들은 위와 같은 평을 이유로 그에게 상당히 반문했다.
반문의 시작은 늘 걱정 섞인 탄식이었다.
'현실적으로 그건 좀 어렵지 않아?'
'현실적으로 좀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어?'
걱정 섞인 탄식 속에 차세동은 물음표를 떠올리곤 했다.
1. 대체 현실이 무엇인가.
2. 그렇게 현실적인 것을 잘 아는 당신들은 현실 속에 괜찮은 삶을 살고 있는가.
글을 쓰는 것보다 행동하는 것이 익숙하고,
듣는 것보다 말하는 것이 익숙했던 그가.
행동하는 것보다 글 쓰는 것이 익숙해졌고,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익숙해졌다.
일련의 시간 동안 180도 달라진 차세동에게 위 물음표는 여전히 변함없다.
단지 걱정 섞인 탄식에 답변하는 모양이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
그는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세계관,
자신만의 도식을 '현실'이라고 받아들이곤 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는 스스로 그 '현실'을 만들어왔다기보다,
실체 없는 누군가가 만들었을지 모를,
둥둥 떠다니는 어떤 느낌만 가지고 그것을 실체 있는 '현실'로 받아들이곤 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그건 좀 어렵지 않아?'라는 질문은,
'내가 믿고 있는 세계랑은 전혀 다른 이야기인데?'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를 포함한, 그가 살펴보는 주변인의 스타트업 창업가들.
특히 예비 창업가 및 초기 창업가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PMF(Produce Market Fit),
일종의 '시장이 창업가가 하고자 하는 아이템을 실제로 희망하는 가'를 확인하는 일이다.
(물론 첩첩산중으로 고난도의 산맥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PMF의 핵심은 곧,
실제 시장이,
그러니까 실제 사람들이 어떠한 것을 원하느냐라는 질문에 답을 제시할 수 있는가에 있는데
많은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여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물론, 그 또한 마찬가지다.)
그는 해당 과정에 어려움이 바로 '현실파악'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단순히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현실'이 아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현실은 종종 '실체 없는 누군가가 만들었을지 모를 둥둥 떠다니는 어떤 느낌' 정도라서
상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며, 때로는 실제 평균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모두가 공유하는 어떠한 느낌이 실제 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이것이 '현실'이 아니라고 의심하기 힘들다.
때문에 한 개인은 본인이 만들어온 기본적인 세계관,
자신만의 도식을 '현실'이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탓에
'실제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 때로는 본인이 믿고 있던 '현실'을 파괴하여야 한다.
이는 상당히 괴로운 과정이며 알고도 행해지지 않는 관성까지 지니고 있다.
이런 점에서 스타트업의 가장 기본과 가장 핵심적인 출발은 '현실'에 있다.
때문에 스타트업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차세동에게 '현실'은 상당히 중요한 개념이다.
그런 그에게 걱정 섞인 탄식과 함께 '현실적으로 좀 어렵지 않아?'라는 질문은 커다란 설렘을 가져다준다.
왜냐하면, 그 또한 '자신만의 현실'을 깨부수는 것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실제 현실'을 정확하게 아는 이가 있다면 너무나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잠깐 다른 이야기지만, 그래서인지 그는 Chat GPT가 세상에 나타났을 때 빠르게 반응했다.
'실제 현실'을 알고 있는 '데이터'가 말을 한다니..!
(그는 하루 6~7시간씩 Chat GPT와 대화하곤 했다.)
돌아와서,
그에게 걱정 섞인 탄식과 함께 '현실적으로 좀 어렵지 않아?'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들에게
그들의 현실이 '실제 현실'인가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를 물어보는 차세동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늘 '당연한 거잖아.'라는 말속에 마땅한 이유를 찾지 못한 합리화로 말을 맺었다.
그렇게 2번의 물음표가 탄생하는 것이다.
'그렇게 현실적인 것을 잘 아는 당신들은 현실 속에 괜찮은 삶을 살고 있는가.'
현실을 정확하게 즉시하고 파악할 수 있다면,
그들은 누구보다 현실 속에 자신의 행복을 꽃피울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차세동이 바라보는 그들은,
현실을 앞 세워 현실을 비판하는 이들은 많았으나,
현실을 앞 세워 현실을 제대로 공략하는 이들은 없어 보였다.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영상과 강의가 난무하는데 막상 돈 버는 이는 많아지지 않는 현상과 유사했다.
그런 의미에서 스타트업에게 '현실'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며
'실제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 매우 많은 공을 들인다.
그들뿐 아니라 많은 회사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고하고 결정하려는 이유도
그들이 만들어낸 현실이 아니라 '실제 현실'을 파악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낭만을 정의 그대로,
'현실에 매이지 않는 힘'정도로 살펴본다면
스타트업에게는 몇 가지 재미난 해석이 존재한다.
1. (자신이 만들어놓은 자신만의) 현실에 매이지 않는 힘.
2.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실체가 없음에도 강력한 실체가 있는 듯한) 현실에 매이지 않는 힘.
두 의미 모두 창업가에게는 매우 괴롭고 어려운 것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스타트업에게 '낭만'은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최소한 세상에 혁신을 내놓고자 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어느 정도 필수적이기까지 할 것이다.
스타트업에게 낭만은 당연한 것에 대한 의문이며,
스타트업에게 낭만은 사람들에게 때로 '혁신'이라고 할 만큼 '실제 현실적'이다.
그 과정은 때로 스스로가 반골(反骨)처럼 비치겠지만,
사실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골(骨)이 진정 바른 방향인지 확인하는 건강함일지 모른다.
지나치게 낭만적이라는 주변인의 평과 다르게,
종종 관련 전문가나 식견을 지닌 사람들이 그는 '현실적이다.'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모두가 오답일 때, 소수의 정답자들은 스스로의 답을 고치곤 한다.
스타트업에게 낭만은 모두가 오답을 외치는 것이 아닌가란 의문 속에서,
본인만의 정답을 찾는 것이며
이에 대한 확신을 지니는 과정일 것이다.
행동하는 것보다는 글을 쓰는 것이,
말하는 것보다는 듣는 것이 익숙해진 그가.
독특한 몽상가에서 꿈을 이뤄가는 사나이로,
저돌적인 호랑이에서 여우 같은 곰으로 비치는 과정은.
주변인들의 '현실'에 '합리적인 낭만'을 설득시키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그것이 차세동을 만나온 수만 명의 청소년, 청년들이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낭만이다.'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이유이며
차세동이 지켜나가는 '낭만'에 열광하는 이유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