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_1 새벽 부부

짝_1

by 박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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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_2 / 새벽부부. (Indawgyi Lake_Myanmar, 2016 )


이 사진을 찍었던 순간을 지금도 생생히 떠올릴 수 있다. 심지어 사진을 보지 않고 떠올릴 때 더 선명하다. 강 끝에 점처럼 찍혀있던 작은 배들은 오래 보아야 그 움직임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그 배에서 시작됐을 물결이 내가 서 있는 곳까지 도착했을 때 ‘처어억- 처어억-’ 소리가 났고 그 물결은 나를 더 먼 곳까지 밀려가는 듯했다. 그 소리 뒤편엔 사람들이 작은 목소리리가 이어 밀려왔고, 가끔씩 노가 삐그덕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습도의 냄새, 안개의 촉감, 이슬에 젖은 풀잎이 어우러져 내 발목을 적셨다. 어떤 사진은 앞에서 찍지만 어떤 사진은 안에서 찍는다. 난 지금도 이 풍경 안에 있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때때로 내가 찍은 사진이 현실보다 더 아름답게 보일 때가 있다. 그럴 땐 난 '선의의 거짓말'이라 자위하지만 늘 찝찝하다. 반대로 어떤 순간은 눈 앞에 아름다움을 1할도 담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땐 무기력해진다. 아마 이 장면을 머릿속으로 떠올릴 때 더 선명한 이유 역시 내가 찍은 사진의 무력함 때문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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