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마라톤
한 해가 시작되는 1월은 기온이 가장 낮아지며 일교차도 심한 시기이다. 그래서 집 밖에서 나가기 가장 귀찮아지고 설령 나가더라도 활동적인 일이 썩 내키진 않다. 그런 날에 '전국 알몸 마라톤 대회'에 나갔다.
사실 말이 알몸이지 위에는 맨몸이지만 밑에는 반바지를 입고 뛴다. 그래도 영하의 날씨에 나가기엔 매우 추운 날씨고, 웃통을 까고 바람을 가르며 운동을 하는건 긴말을 하지 않아도 미친 짓이다. 게다가 이틀 전 헬스장에서 허리가 삐끗해 전날까지 허리가 통증이 있어 제대로 걷는것도 힘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날까지도 나가야 할지 계속 고민했었다.
하지만 '새로운 경험하기'라는 올해의 목표가 생각나자 그런 쓰레기같은 생각은 금세 사라졌다. 또 허리가 아파 대회를 못나간다는건 변명이자 핑계일 뿐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기록에 욕심은 내지 않더라도 완주를 하자는 생각으로 대회장으로 향했다.
당일날 아침은 예상대로 매우 추웠고 대기 시간도 길어 빨리 대회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다. 붐비는 인파를 좋아하지도 않아 점점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 떄쯤, 운영진의 안내로 경기의 시작을 알렸고 분주히 몸을 풀며 시작점으로 이동했다.
생애 처음 마라톤이라서 설렘이 있었지만 허리가 악화되는건 아닐까 걱정하는 마음이 교차되었다. 그렇게 휘슬이 울리고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대회를 시작했다. 막상 뛰다보니 감사하게도 몸은 뜨거워지고 근육이 움직이면서 허리의 통증도 사라졌다. 그리고 컨디션도 생각보다 좋았다. 중간에 뛰다보며 호흡이 불규칙해지고 경사도 가파르다가 완만해지는 구간의 연속이라 페이스를 조절하기 힘들었지만 어찌저찌 결승선을 통과했다.
사실 그 순간을 통과할떄 크게 아무 생각이 들진 않았다. 그냥 빨리 밥 먹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호흡이 안정되고 메세지로 전송된 내 기록을 보니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심지어 기존 기록보다 2분이나 앞당겨져 몸은 힘들지만 기분은 미친듯이 좋았다.
뭐든 처음이 힘든게 맞는 말이다. 큰 도전 앞에선 직전까지 두려움과 걱정이 있지만 일말의 작은 설렘과 기쁨이 있다면 그건 그 일을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단걸 느꼈다. 또 혼자 시작했으면 포기할지도 몰랐을 일을 동료가 함께 하여 나에게 연료의 존재가 될 수 있단걸 몸소 깨달았다. 큰 일 앞의 작은 행복과 동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다. 다음엔 어떤 도전을 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