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과 소형 영화관의 경계
최근에 '무비 랜드'라는 단관 영화관을 알게 되었다. 말 그대로 좌석이 30석 밖에 되지 않는 영화관인데, 협소할 뿐만 아니라 최신 영화를 상영하지 않는다. 큐레이터가 추천하는 영화를 상여하는데, 그중에서는 아주 오래되고 무명의 영화도 있다. 이런 규모도 작고 최신 영화도 상영하지 않는 영화관이 어떻게 성수동의 핫 플레이스가 되었을까?
그 이유중 하나는 적은 인원이 주는 소속감과 특이성이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즐비하고 영화에 대한 접근성이 방대해진 현 상황에 대한 관점을 재구성 하였다. 규모가 넓고 접근성이 방대해 진다는 것은 곧 소속감의 약화와 선택에 대한 만족감이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팀플 과제에서 머릿수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의 참여가 저조하고 수백가지 OTT서비스의 영화들을 볼 수 있음에도 예전보다 선택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지지 않은 것은 심리가 영화관에도 반영된 결과다.
2층의 대기 공간은 상영관을 들어가기 전 사람들 간에 영화에 대한 토론을 할 수 있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되도록 만들어 졌다. 그러한 상태에서 좁은 상영관을 들어가는건 불편함보다 유대감이 생긴 채 들어가기에 공간이 주는 단점이 장점으로 바뀌게 된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큐레이터가 선정한 영화를 본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과 심리적으로 가깝다고 느낄 수 있고 같은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에 대한 행복도 생긴다.
또한 '영화 + __'를 가지고 있다. 영화관의 한가지 기능 뿐만이 아닌 다양한 컨템츠를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준다. 1층은 다양한 소품들이 즐비해 있다. 사실 이 영화관은 '모 베러 웍스'라는 브랜드 회사에서 디자인 한 영화관인데 디자인 회사 답게 작은 소품들 부터 시작해 실제 입을 수 있는 커스텀 티셔츠까지. 영화관이라는 공간 안에서 단지 영화를 보는 행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과 경험을 선사한다.
감각적인 인테리어도 한 몫을 했다. 8-90년대 미국 여화관이라는 뚜렷한 공간 디자인 컨셉이 있기에 새롭고 낯선 것을 추구하는 세대들이 이에 매료되었을 것이다. 여기에 디자인 회사의 감각적인 공간 활용과 인테리어가 결합해 자칫 잘 디자인 하면 촌스러울 수 있는 공간이 '힙'해졌다.
이제는 무조건 거대하기만 해서 요즘의 세대들이 매료되지는 않는다. 그 속에서 독특함과 낯선 경험을 주는 이색적인 공간이 다가오는 공간의 트렌드에 하나의 주류 문화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