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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실에서

건축학과와 건축 디자인과의 경계

by 김지훈

나는 영남대학교 건축학부에서 건축 디자인 과를 전공한다. 단순하게 '건축학과'라고 하면 되는데 '건축디자인과'라고 말을 붙일 필요가 있을까. 타 학과 학생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건축학과와 건축 디자인과는 엄연히 다르다. 커리큘럼부터 건물부터 도시까지 조망하는 건축학과와 달리 건축 디자인과는 공간을 중점적으로 이를 이용하는 사용자와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관점을 연구하고 디자인한다. 건축 학과보다 국소적이지만 더 많은 디테일을 요구하고 인간이 직접 영위하는 공간이기에 신경 써야 할 것도 나름 많다. 하지만 건축 디자인 과가 개설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인지, 아직 건축학과와 완전한 독립성을 가진 학문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또한, 건축 디자인을 하는 데 있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내재하여 있어 건축 디자인과는 건축의 하위 분야라고 생각하는 것도 없지 않다.


건축 디자인과가 변별력과 독립성을 가지기 위해선 건축 디자인과는 건축 설계에 대한 욕심을 어느 정도 내려놓고 공간과 제품 간의 연결성을 생각하는 과정에 더욱 치중해야 하는 게 맞다. 제품 및 서비스 종목과 공간 간의 연결성은 건축 학과에서 중점적으로 하지 않기에 이를 더 중점적으로 작업한다면, 건축 디자인과 만의 색깔이 생길 것이다.


앞서 말한 내용을 종합하면, 건축학과는 건물과 주변 환경 및 사람과의 유기적인 연결과 관계 맺기, 건축 디자인과는 공간과 사람 및 제품 간의 연결과 관계를 맺는 상호 보완적인 과정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고 각자의 위치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이상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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