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나르시스트에게 자꾸 끌릴까.
겉으로는 싫다고 말하면서도, 마음은 자꾸만 그쪽으로 향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익숙하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돌봄보다 통제를 더 자주 받았거나,
내 감정보다 부모의 기분을 먼저 살펴야 했다면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관계”가 기본값이 된다.
그게 내게는 낯설지 않은 공기처럼 스며 있다.
숨 쉬듯 이어가는 관계 방식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도,
건강하고 부드러운 사람보다
확신에 차 있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에게 끌린다.
불편하지만 이상하게 편안하다.
내 몸과 마음은 ‘안다, 이 방식’을.
하지만 익숙함은 곧 편안함이 아니다.
익숙하다고 해서 안전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구린데도 자꾸 다가가는 이유가,
내 안의 상처와 그들의 방식이
퍼즐처럼 맞아버리기 때문일 뿐이다.
이제 필요한 건
익숙함과 편안함을 구분하는 감각이다.
“익숙해서 좋은 건가,
정말 편안해서 좋은 건가.”
그 질문 하나로,
나는 조금씩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