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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 건 싫은 거다

by 행복한곰돌이

사람들은 자주 묻는다.

“왜 싫은데?”


그 질문이 쌓이면,

감정은 이유를 찾아야만

존재할 수 있는 것으로 변한다.


하지만 감정은

애초에 설명을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

그건 그냥 반응이고, 감각이다.


좋으면 좋은 거고,

싫으면 싫은 거다.

그 사이에 논리는 없어도 된다.


나는 오랫동안

감정을 설명하려고 애써왔다.

‘이유’를 말해야 받아들여질 거라 믿었다.

그래서 감정을 느끼기보다

증명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제는 안다.

감정은 증명되는 게 아니라,

그저 인정되는 것이다.


“나는 그냥 이게 싫다.”

그 말 하나면 충분하다.


감정을 말할 때 이유를 붙이는 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형식이다.

그게 나쁜 건 아니지만,

스스로에게까지 이유를 들이밀 필요는 없다.


내 안에서는

감정이 곧 사실이다.

이유는 나중에 필요할 때만 찾으면 된다.


싫은 건 싫은 거다.

그 단순한 문장 하나를 지켜내는 일,

그게 나를 지키는 첫 번째 회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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