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왜 집에서는 말 한 줄 꺼내는 것도
이렇게 조심스러웠을까.
누가 틀렸다고 한 것도 아닌데,
단지 “그건 아니지” 같은 말투가 쌓이면
사람 마음은 조금씩 모양이 바뀐다.
그걸 나는 꽤 오래 겪었다.
그러다 어느 날,
무슨 말을 하려고 하면
먼저 머릿속에서 검열부터 켜지는 나를 봤다.
감정은 뒤에서 따라오고,
생각만 앞에서 길을 내는 모습.
그때 깨달았다.
이상해진 건 내가 아니라,
그 환경에 너무 오래 적응한 결과였다는 걸.
집에서 계속 부정당하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신을 줄인다.
말은 짧아지고,
표정은 옅어지고,
대신 머릿속만 과하게 바빠진다.
나도 그랬다.
어떻게든 맞춰보려고,
덜 틀리려고.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살고 싶다.
누가 뭐라 하기 전에,
먼저 내 생각에 머물러보기.
내가 뭘 느끼는지,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
그 작은 움직임을 먼저 알아차리기.
서툴러도 괜찮다.
이건 누군가에게 설득하려는 문장이 아니니까.
그냥 나에게 들어가는 연습일 뿐이다.
조금씩,
내 생각 위에 내 삶을 다시 올려놓는 중이다.
그리고 그게 생각보다
더 큰 회복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