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함과 숨김의 차이

처음엔 그들이 참 한심해 보였다.

인스타에서 스스로를 ‘마케팅 대표’라 부르며 말하는 사람들.

말투는 확신에 차 있고, 사진은 늘 정제돼 있고,

어쩐지 실체보다 포장이 먼저인 것 같았다.


나는 그런 걸 경계했다.

마케팅은 사기 같았고,

겸손은 지켜야 할 미덕이라고 믿었다.

조용히 잘하면 언젠가는 알아봐 주겠지,

그게 맞는 삶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았다.

아무도 알아봐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알아볼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나를 숨기고 있었고,

그러면서도 마음 한켠에서는

“왜 아무도 나를 보지 않을까”를 묻고 있었다.

그건 정직하지 못한 태도였다.


조용함과 숨김은 다르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됐다.


조용함은 내 선택이지만,

숨김은 두려움이었다.

드러내면 평가받을까 봐,

틀렸다고 말해질까 봐,

괜히 우스워 보일까 봐.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지웠다.

그리고 그 자리에 ‘겸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나를 알리는 일은 사기가 아니었다.

그건 책임에 가까웠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조용히라도 말해주는 것.


그건 잘난 척이 아니라

“나는 여기 있다”는 신호였다.


이제는 안다.

자신을 드러내는 일은

타인을 속이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나를 존중하는 방식일 수 있다는 걸.


여전히 요란하게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숨지 않으려 한다.

조금은 떨리더라도,

나를 내가 먼저 인정해보려고 한다.


그게 내가 선택한

나만의 셀프 마케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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