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세월] 유리조각처럼 깨어진 수만개의 일상

by 나성훈

휴대폰 없는 생활을 상상하기 어렵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에는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휴대폰이 등장한 후로 휴대폰은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세월호 선체 수색 작업 중 휴대폰이 나왔다. 누구의 것일까. 남학생 객실에서 나왔으니 어떤 남학생의 것일까. 어디선가 흘러온 낯 모를 사람의 것일까. 그 휴대폰에는 얼마나 많은 일상이 들어 있을까. 그 일상은 이제 어디로 가버린걸까. 생의 장면 한 장 한 장을 잃은 부모의 심정은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세월호를 단지 해상에서 생긴 교통 사고라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삶의 순간 순간을 한번이라도 반추한 적은 있는지. 즉, 생각이란 걸 해본 적은 있는지. 사람의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여겨본 적은 있는지. 일상을 가진 존재인지.

선체 수색 작업은 펄을 제거하는데만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그 기간 동안 누군가와 누군가의 부모가 잃어버린,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낱개의 일상이 쏟아질 것이다. 아, 이 나라는 대체 얼마나 많은 것을 깨뜨린 것인가.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는 한 개인의 일상을 어떻게 이리 무너뜨릴 수 있는가.

알갱이가 되어 버린 공동체의 일상을 다시 돌이킬 순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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