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일 성경

변수

- 마태복음 9장

by 나성훈

고질병처럼 나를 따라다니는 것이 있다. 가난이다. 어릴 때는 반지하에 살았다. 가난한 줄 몰랐다. 반지하여도 몸이 작은 아이에겐 커 보였다. 다른 집도 그저 크기는 비슷했다. 어떤 집이 더 좋아 보이거나 하진 않았다. 반지하가 불편하다는 건 결혼한 후 비로소 알았다.


가난을 끊고 싶다. 열두 해를 혈루증 앓던 여인. 고질병에서 벗어나기 위해 예수를 찾은 그 여인. 예수를 만지기만 해도 구원을 받는다는 믿음으로 예수께 나아왔던 그 사람. 나도 이 고질적인 가난을 끊고 싶다. 돈을 바라고 믿음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내 한계를 벗어나는 은총을 받고 싶다. 한 번쯤은 돈 걱정 없이 살아보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 마음을 가지고 예수께 가면 과연 내 가난을 말려주실까. 혈루증을 멈추게 해주신 것처럼 내 가난을 멈추게 해주실까. 성경대로라면 믿음 갖고 가야 하는데 나는 아직 그 경지를 모르겠다. 방법이 있다면 알고 싶다. 세월이 지나야 닿을 수 있는 경지라면 그 시간이 조금이라도 짧아졌으면 좋겠다. 오래 가난하기 싫다.


어떨 때는 내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가 싶다. 돈은 돈이지 심정이 아니다. 내가 마음을 바르게 가진다고 빚이 없어지거나 돈을 벌 수 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더 이 ‘믿음’, ‘신앙’이라는 걸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거다. 상수뿐인 인생에 변수를 일으킬 여지. 그게 ‘믿음’이라는 것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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