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태복음 8장
오늘은 일요일이라 교회 갔다가 밖에서 밥 먹고 들어왔다. 가을이 깊어지고 있었다. 단풍과 낙엽, 추위. 과천 중앙공원은 가을을 발산하고 있었다. 집에 오는 길에 도서관에 들렀고, 도중에 결이가 잠들어서 유모차를 그대로 들어 집 안에 옮겼다. 안타깝게도 잘 자지 않아서 겨우 재우고 나왔는데 아마도 깬 것 같다.
일상은 기적의 무대다. 기적은 일상이 있어야 생긴다. 예수에게 병 고침 받은 사람들, 자기 하인을 치료해 달라고 요청한 백 부장, 열병으로 고생한 베드로의 장모, 바다를 잔잔케 하신 일,가다라 지방의 귀신 들린 두 사람. 모두 어딘가 아프고, 직업인이고, 가족이고, 어딘가 가는 길이며, 특정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다. 이런 별 것 아닌 일상이 기적을 가능케 한다.
나도 10여 년 전에 크게 아팠다. 지금은 회사에 속해 일하고, 남편-아빠-아들 등등이다. 돈 많이 벌고 싶어서 매일 궁리하고, 과천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자주 고민한다. 거참 화려하지 않달까. 그냥 일상이다. 이 위에서 뭔가 새로운 일이 일어나길 바라고 있다. 달리 다른 곳도 없으니.
신앙의 이름으로 일상을 없애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기만의 세계로 들어가 버려 사회도 가정도 도외시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처음에는 그랬다. 더 거룩한 것을 위해 일상은 버려도 되는 것쯤으로 무의식 중에 생각했다. 그때는 왜 이런 말 해주는 사람이 없었는지 아쉽다. 뒤늦게 알게 되곤 꽤 후회했다.라고 쓰고 있는데 못 견디고 결이가 깨서 데리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