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일 성경

상한 갈대 꺾지 않으시는

- 마태복음 12장

by 나성훈

리더는 멋있다. 나도 청년 시절에 교회에서 오랫동안 리더 역할을 했다. 당시에는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니 부끄러운 순간이 많다. 능력 밖의 일을 맡게 되니 오버하지 않았나 싶다. 어린 날의 실수로 너그러이 넘어가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예수의 리더십은 어떤 것일까. ‘상한 갈대를 꺾지 않는’ 리더십이다. 자비롭고 조용한 리더십이다.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황소개구리처럼 배를 부풀리는 하찮음과는 거리가 먼 리더십이다. 그걸 왜 몰랐을까. 아니 왜 실제로 사용하지 못했을까. 사람을 아끼고, 따뜻하고, 조용히 섬겼다면 참 좋았을 텐데. 아쉽다 그저.


만약 어디선가 다시 리더를 맡게 된다면 예수의 리더십을 따르고 싶다. 이것이야말로 내 능력으로 되지 않는 일이겠지만, 그런 식으로 회피해서는 될 일이 아무것도 없다. 따르려고 노력하는 것도 제자도의 한 부분일 테다. 상한 갈대처럼 약한 이들을 보살피고, 조용히 그리고 따뜻하게 내 할 일을 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어렵겠지만.


‘쿨함’과 ‘강함’이라는 시대정신을 뒤로하고 자비와 고요라는 ‘오래된 미래’를 붙잡는 리더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옛 글에서 퍼오는 시원한 생수는 아마도 이런 가치를 재발견하는 데에 있을 것이다. 당장의 효율보다는 미래의 열매를 기대하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라며. 상한 갈대 안 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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