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일 성경

우선멈춤

- 마태복음 15장

by 나성훈

무리는 진리를 왜곡하기 쉽다. 그게 교회든 절이든 인간이 모인 곳이면 자기들끼리 규칙을 세운다. 나쁜 의도는 아닐 것이다. 공동생활을 위해 잘 지내보자며 이런저런 규율을 세운다. 그리고는 어느새 원래 의도와는 멀어진다.


예수께서는 하나님과 먼 형식이 생기는 걸 경계하셨다. 대표적 형식주의자로 여겨지는 바리새인들을 향해 예수는 강하게 비판한다. 본질은 없고, 껍데기뿐이라고. 효도하라고 했더니 효도 제사를 지낸다고. 그리고 고난 속에 허우적대는 부모는 외면한다고. 이웃을 사랑하라고 했더니 이웃 사랑 제사를 지낸다고. 그 덕에 사람들은 계속 가난하고 외롭다고 질책한다.


인간이 무리를 이루는 건 흔한 일이다. 모임 없이 혼자 살아가라는 것도 현실성이 없다. 예수가 지적한 바리새인의 실수를 돌아보며, 우리 모임이 자기 의에 빠진 것은 아닌지 틈틈이 돌아보는 일이 중요하겠다.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시도와 규율이 복음의 본질, 생명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는 게 아닌지 살펴야겠다. 규모가 큰 교회일수록 이런 일이 더 중요할 것이다.


사실 그러기 싫다. 누구나 왜곡하고 싶어서 왜곡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다면 어떻게든 방향을 돌려야겠다. 교회든 절이든 혹은 다른 어떤 모임이라도 원래 의도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우선은 멈추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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