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일 성경

사랑 없는 지능은 괴물을 낳는다.

- 마태복음 19장

by 나성훈

하기 싫은 일은 그냥 솔직히 하기 싫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차라리 고마울 때가 있다.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그 일을 하지 않을 이유를 찾는 모습이꼴사납기 때문이다. 나도 문제를 회피할 때가 있긴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어떻게든 하지 않으려는 사람을 보고 있기는 참 괴롭다.


바리새인들을 보는 예수의 마음이 그렇지 않았을까. ‘사람이 어떤 이유가있으면 그 아내를 버리는 것이 옳으니이까’ 묻는 이들에게 예수는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당시 사회적 약자였던 ‘아내’를어떻게 버려야 손해 보지 않는지 묻는 이들. 그들을 종교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무슨 답이든 할 수 있는 예수님이지만, 답답하고 아연실색하였을 것이다.


‘읽지 못하였느냐’ 성경에명백히 써 있는 근본 의도를 외면하는 바리새인들에게 다른 대답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면 어찌하여모세는 이혼 증서를 주어서 버리라 명하였나이까’ 텍스트 너머 예수의 경멸이 느껴진다. 이 조문, 저 조문 끌어다 쓰는 종교 학문 버러지들. 예수가 상을 괜히 엎은 게 아니다.


사람은 약하고 비겁하다. 핑계 대는 게 인간의 주요 일과다. 그 연약함까지 욕하는 건 아니다. 다만 종교의 근본 목적인 인간과인간애, 공생과 공존 같은 것은 기본으로 두고 가르침을 해석해야 괴물 같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사랑 없는 지능은 괴물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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