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일 성경

단지 한 장면

- 마태복음 27장

by 나성훈


삶도 죽음도 한순간이다. 어느 날 태어나고, 어느 날 죽는다. 태어나기 전에는 수많은 기대가, 죽기 전에는 피하고 싶은 두려움이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고 부유한다. 그러다태어나고, 그러다 죽는다.


신의 아들도 한순간 죽었다. 희롱과 채찍질과 무고한 고소를 다 겪고 죽을 때가 되어 죽었다. 이렇게 허망할 수가. 그를 따르던 사람들은 견딜 수 있었을까. 참 많은 사람들이 조용히 절망했을 것이다. 남아 있는 사람들도 미련일 뿐. 결국 그도 자연법칙에 매인, 힘의 법칙에 굴복해야 하는 한 인간일 뿐이었다.


여기까지가 신의 계획이었다. 인간의 무력함을 가진 신의 아들. 그러고 나서는? 다음부터는 신의 영역이다.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지켜봐야 한다. 어쨌든 예수는 진인사대천명했다. 바통을 넘겼다. 신의 방식은 예수가 물리적으로 성전을 부수거나, 십자가에서 내려오는 게 아니었다. 답은 죽음이었다.


결국 아무도 자기 방식대로 예수나 신의 계획을 바꾸지 못했다. 이러저러하면 믿겠다는 역사의 주도권을 쥐려는 시도도 실패했다. 예수는 죽었고, 운전대는 여전히 신의 것이다. 단지 한 장면, 죽음으로 끝난 그. 신의 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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