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15
언젠가 아이가 나에게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것이냐고 묻는 날이 오면
이렇게 대답해 주고 싶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단단해 지는 것이란다.
하루가 지나면 하루만큼, 한 달이 지나면 한 달만큼,
한 해가 지난면 한 해만큼 단단해지고 확고해져 가는 것,
어른이 된다는 건 그런 것이란다.
하루에 벽돌 한개, 한 달에 벽돌 서른 개, 한 해에 벽돌 삼백 예순 다섯개를
차곡차곡 쌓아 올려 마음 속에 단단한 성벽을 세우는 것,
어른이 된다는 건 그런 것이란다.
그렇게 단단하게 쌓은 성벽은 간섭과 무시와 속임수로부터
너를 지켜 주는 훌륭한 보호막이 되어주지만,
그와 동시에 조언과 호의를 외면하는 고독한 가림막이 되기도 하지.
어른이 되기 위해 시작한 성벽 쌓기가 어른이 되고 나서도 쌓기를 멈추지 못 하는 것,
어른이 된다는 건 그런 것이란다.
그러니 어른이 되려고 서두르지 말거라.
서두르지 않아도 벽돌은 차곡차곡 쌓여갈테니.
오늘 네가 노력해야 할 건 서둘러 성벽을 쌓는 것이 아니라,
성벽에 창을 낼 자리를 잡는 것이란다.
내일 노력해야 하는 건 좋고 싫음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가려 줄 현명한 문지기를 고용하는 것이고,
평생을 두고 노력해야 하는 건 높은 성벽이 아니라 넓은 성벽을 쌓는 것이란다.
그래서,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사람과, 더 많은 소통과, 더 많은 경험이 네 안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것.
진짜 어른이 된다는 건 그런 것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