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채용에 필요한 3가지 친절
얼마 전에 기업의 채용 브랜딩에 영향을 끼치는 RX(Recruiting eXperience)의 중요성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요, 잡플래닛 면접 리뷰에 들어가 보면 채용담당자 혹은 면접관의 불친절함으로 인한 지원자들의 언짢은 경험을 심심찮게 볼 수 있고, 심지어는 그 이유로 지원을 철회한 사례들도 더러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인재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채용"은 그저 HR의 한 분야가 아니라, 인재에게 우리 회사를 '판매하는' 세일즈의 영역이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인재는 고객이고, 채용담당자 혹은 면접관은 인재의 회사 구매 여부를 결정짓는 판매원이 된 셈인데요, 고객의 구매욕을 높이기 위해 판매자가 친절함을 탑재해야 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기본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채용과정에서 회사가 신경 써야 하는 친절함은 일반적인 친절함의 기준인 공손하고 예의 바른 말과 행동, 즉 표현의 친절성을 넘어 채용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세심한 지원자 케어를 의미하는데요, 좀 더 구체적으로, 우리 회사의 채용은 아래의 3가지 친절함을 갖추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1. 친절한 안내
우선, 회사의 채용 페이지, 혹은 채용 공고는 지원자가 맨 처음 회사 정보를 접하는 곳이기 때문에 지원자로 하여금 회사를 이해하고, 채용 포지션을 이해하고, 조직문화를 이해하는데 충분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리고 면접 안내 메일에는 면접관 정보, 면접 시 복장 가이드, 면접 장소 도착 시 대기 장소 및 동선, 비상시 연락처 등의 최대한의 디테일을 담아 (아직은)남의 회사 사람을 만나러 남의 회사 건물에 첫 방문하는 지원자의 낯설고 불편한 마음을 최대한 완화시켜 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2. 친절한 프로세스
매번 바뀌는, 그래서 사전 공지하지 못 하는, 그러다가 갑자기 계획에 없던 무언가를 요구하는 채용 프로세스만큼 지원자에게 폭력적이고 불친절한 경험도 없습니다. 이를테면, 채용공고에 없던 갑작스러운 포트폴리오 요구, 사전 예고 없었던 현장 테스트, 최종 면접 이후에 추가된 대표 커피챗 같은 것들요.
지원자가 고객이고, 회사가 판매자인 관계로 생각해 보았을 때, 사전 고지 없는 갑작스러운 구매 프로세스의 변화만큼 고객의 이탈율을 심각하게 높이는 게 또 있을까요?
3. 친절한 피드백
탈락한 지원자에게 상세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명확한 커트라인이 있는 필기시험을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객관적인 피드백을 준비한다고 해도 그것은 결국 누군가의 주관일 뿐이고, 주관은 대체로 상대방을 납득시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솔직한 피드백과 그렇지 않은 피드백 사이에서 고뇌하다가 '피드백 없음'을 선택한 기업들이 늘어났고, 결국에는 "채용탈락 사유고지 법" 발의까지 이어졌습니다.
관련 법 제정이 논의될 만큼 중요하고 어려운 사안이기에 저 역시도 명확한 해답을 제공하기는 어렵지만, 하나의 대안을 제시하자면, 지원자의 역량이나 태도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아닌 함께하지 못 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함, 진심이 담긴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피드백으로 제공하는 것인데요, 메시지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시간을 질질 끌며 희망고문 하지 않고, 가능한 빨리, 약속한 시점에 피드백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전 직장에서 헤드헌팅을 하며 여러 고객사들의 탈락 피드백 콘텐츠를 접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다노와 마이리얼트립의 그 당시 탈락 통보 메일은 제 3자인 제가 느끼기에도 참 따뜻하고 위로가 되었던 좋은 사례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SNS 덕분이라고 할지, SNS 탓이라고 할지 서 있는 자리에 따라 느낌이 다르겠지만, 채용 과정에서의 불친절, 그로 인해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은 단순히 그 한 사람의 이탈에만 국한되지 않고, 회사의 채용 브랜딩 전체에 악영향을 미쳐 좋은 인재의 영입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됩니다. 좋은 인재를 영입하지 못한 사업체는 더 좋은 비즈니스를 만들어 나가지 못 하는 것 또한 자명하구요.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친절한 채용을 위해 우리 회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경영진과 채용담당자 모두가 함께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참고가 될 수 있도록 앞서 소개한 RX Index 서베이 링크를 한 번 더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