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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필준 Dec 09. 2021

무상삼매와 용기

그냥 저냥 요가수트라 1.18

virama-pratyaya-abhyasa-purvah-samskara-seso-nyah

무상삼매는 정신에 아무런 대상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를 무상삼매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끊임없는 반복수련을 통해 이루어진다.


<무상삼매와 용기>


무상삼매는 언어의 영역을 넘어서는 의식의 경지이기 때문에 침묵하기로 했습니다.

몰라서 그러는거 맞으니까 자세하게 물어보지는 마십시오 ㅋㅋ.


하지만 어떤 수련을 해야하는지는 압니다.

1. 생각을 끊어내는 연습

2. 감정을 안정시키는 연습

3. 감각에서 벗어나 의식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연습


이렇게 3가지를 해야합니다.

세부적인 연습방법은 지금까지 이야기하기도 했고,

앞으로도 이야기할 기회가 많을겁니다.


오늘은 용기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들중 이런말이 있습니다.

철학은 용기다. 철학은 이렇게 살아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요가철학도 용기입니다.

무상삼매도 용기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3가지 연습을 꾸준히 해서 생각과 감정과 감각을 평정했다고 가정해봅시다.

불교에서 말하는 '아라한' 정도의 수준까지 올랐겠네요.


여기서 무상삼매로 휙 하고 넘어가려면..? 용기가 필요합니다.


어떤 용기가 필요할까요? 목숨까지 놓아버릴 용기가 필요합니다.


뭔가 어지간히 거창한 느낌입니다만 무념무상의 경지가 뭐 간단한 정도면 더 이상하잖아요? ㅋㅋ

아무튼 무상의 조건은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는 것입니다.


왜 그런지 알아봅시다.

사람은 살고 싶은 존재이기에 생존이 중요합니다.


생존을 위해서는 많은걸 쥐고 있어야 합니다.

돈, 명예, 직업, 자격증, 시험성적, 학벌, 성별 등 자신을 이루는 많은걸 가져야 합니다.


이것들을 쥐려고 하면 할수록 번뇌가 생기니 무념에서 멀어집니다.

하지만 아라한 정도의 수준이라면 이정도는 버렸거나,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상태이겠죠.


그 다음에 모든 생각과 감정과 감각을 완전히 놓아버려야 무상삼매로 넘어갑니다. 이것들을 놓을때 두려움이 생깁니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생깁니다. 모든게 나를 이루는 것들인데 이걸 버리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조차 놓아버리면 무상삼매로 들어가는 겁니다.


못놓으면 마는겁니다. 상관은 없습니다. 무상삼매따위 몰라도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없고, 별로 바뀌는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진짜 용기인지는 알게 됩니다.

살기 위해서 무언가를 쥐기 위해서 내손을 꽉쥐는게 용기인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놓아버리는게 용기인지는 알게 됩니다.


꽉쥔 손은 죽빵을 날릴 수 있습니다. 백스핀 블로우도 날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것도 쥐지 않은 손은 다른 사람의 손을 잡아줄 수 있습니다.

나의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고, 타인에게 손바닥을 보이며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오늘도 자신의 무언가를 놓아버린 당신의 손이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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