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마음 _정채봉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이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는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가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與鬱의 生生知音
신이 우리에게 365일씩을 묶어
새해를 주신 이유는
‘새마음을 먹으라고.’
새해란
날짜의 변화가 아니라
느슨해진 마음을
다시 여밀 수 있는 기회입니다.
찬물로 세수하던 아침,
새 책을 앞에 두고
숨을 고르던 순간,
신발 끈을 매며
마음을 다잡던 출근길.
눈이 마주쳤던
그 첫 떨림.
그때의 마음은
늘 말합니다.
‘잘해보자’가 아니라
‘진심으로 해보자’고.
첫 마음으로 산다는 건
늘 설레며 사는 일이 아니라,
익숙해진 하루 속에서도
‘처음처럼 대하고 싶은 태도’를
다시 선택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선택이 쌓이면
삶은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조금씩 깊어지고
넓어집니다.
어제보다 한 번 더
사람을 귀하게 대하고,
말을 천천히 고르고,
마음을 함부로 쓰지 않는 것.
오늘 하루,
‘오늘은 어떤 새마음을
다시 찾아올까’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새해 복 많이 베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