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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졸린저녁 Jun 03. 2018

[밀려쓰는 육아일기] 생후 7개월(+240일)

뒤집기를 안해 속을 태우던 아이가 7개월을 며칠 넘겨 드디어 뒤집었다.

그리고 이젠 되집기를 안해 속을 태우는....다리만 넘어가면 되는데 다리만. 왜왜 다리를 못 넘기니 엉엉ㅠㅠ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혼자 앉아있기는 잘한다. 왠만해선 넘어가지 않을 뿐더러 무게중심이 흔들려 넘어갈 뻔해도 중심을 다시 잡아 허리를 세우는 요령도 생겨났다. 그래도 아직은 불안해서 아이 등 뒤를 손으로 열심히 받치고 있는 중. 




원하는 물건을 잡을 때, 한번 손을 뻗어보곤 물건이 손에 닿지 않으면 내 팔을 잡고 밀어 대신 잡아오라 시키기 시작했다. 팔 전체를 잡으면 좋으련만 살 거죽만 꼬집듯이 움켜쥐고 당기면 어찌나 아픈지...눈물이 훌쩍. 내 팔을 잡는 것이 여의치 않으면 본인의 발을 뻗어 발가락으로 툭툭 물건을 건드려 본다. 그마저도 안되면 높이가 높고 낮음과 상관없이 몸을 앞으로 휙! 숙여 아이를 매달고 있는 내 몸도 휘청휘청하게 만든다. 그..그래..네가 원한다면야..하핫...


 


이제는 집 안과 밖도 구분하기 시작해서 현관에만 나가도 밖에 나가는 줄 알고 양 다리를 달랑달랑 흔들며 좋아한다. 엘리베이터만 보면 그렇게 행복해 할 수가...꽥꽥 소리를 지르고 팔다리를 열심히 휘저으며 헥헥거리는 아이를 보며 덩달아 나도 신나서 몸을 흔들흔들.

소리를 내어 웃는 행동은 아주 열심히 웃겨야만 간신히 볼 수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밖에 나가면 웃기지 않아도 본인 혼자 꺄르륵 웃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덕분에 친정엄마는 '아이고 웃겨 죽겠다'를 연발.


유모차 커버를 하고 다닐 때는 유모차에 앉아 세상 다 잃은 사람마냥 넋을 놓고 있던 아이가 커버를 벗겨주니 고개를 좌우로 연신 돌리며 세상 구경에 신나한다. 안전바에 손을 척하고 올리고는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옆으로 돌렸다 아주 바쁘시다. 

하 유모차 타는 것도 힘들어




어디서 배워왔는지 입술을 동그랗게 모으고 푸푸 거리면서 침을 뱉는 버릇(?)도 생겼다. 푸우푸우푸르르릅 하는 식으로 침을 사방으로 분사하고 있는 아기를 보면 60대 이상 어르신들이 어김없이 '비 온다고 그러는 거'라고 하셔서 신기. 침을 뿜으면 비 온다고 하는 미신은 지역불문 전국 공용(?)인가보다. 


'아자아자아자아자' '아부다부다부다' '데데데데데데데' 하는 식으로 옹알이하는 소리의 음도 다양해졌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아자아자아자아자아자'하고 어떤 날은 '우다다부다다다'하기도 하고. 어쩌다 하루는 '아뿌아' 하는 소리가 얻어걸려 영상으로 녹화를 해두었다. 벌써부터 '아빠'라는 말을 한다고 우겨볼까 하다가 너무 팔불출같아서 패스ㅎㅎ




이유식은 중기 2단계로 넘어갔다. 

아침엔 닭고기+채소, 저녁엔 소고기+채소 식단에 오후 간식을 꼬박꼬박 챙겨 먹이는 중. 매 끼 120~140ml 이유식+물 20ml 내외+분유 100ml 내외를 먹는 식으로 해서 분유+이유식 총량을 900ml 내외로 맞췄다. 먹는 양을 줄이기 위해 하루 다섯 번 먹이던 것도 네 번으로 줄임. 중기까지 이 패턴을 유지하다 후기가 되어 1일 3식으로 바뀌면 패턴을 다시 한번 조정할 예정. 


(으어어 이유식 먹이기 너무 힘들어!! 내 밥 챙겨먹는 것도 귀찮은데 뭘 먹일지 어떻게 먹일지 얼마나 먹일지를 매일 고민해야해!!!!!ㅠㅠ)




윗니 두개가 뿅 하고 나왔다. 지금 월령에 비해 빠르게 난 거라 예상하고 있지 못하다가 밤에 울며 자다깨고 이유없이 징징거리는 것이 늘어 혹시나 하고 보니 이가 나온 것. 덕분에 이젠 윗니와 아랫니를 딱딱 부딫이며 놀기도 하고 사과나 바나나 같은 간식도 곧잘 큼직하게 베어 물기도 한다. 덕분에 간식으로 과일을 통으로 줄 때면 아이가 덩어리를 삼킬까봐 조마조마 하면서 지켜보고 있게 되었다. 아랫니만 있을 땐 깨작깨작 갉아 먹어서 귀여웠는데 윗니까지 있으니 큰 덩어리로 목이 막힐까봐 무섭...

사과를 우걱우걱




기저귀가 벌써 5단계이다. 옷 사이즈는 진작에 90(m) 사이즈를 찍고...

쏘서는 너무 작아 작은방으로 넣어놨고 스탭앤플레이도 높이가 안 맞아 무릎이 구부러져서 어째야 하나 고민 중. 몸은 쑥쑥 크는 주제에 왜 되집기는 안하냐고 왜!! 

범보의자에 허벅지가 딱 껴서 아이를 앉혔다 일으켰다 할 때마다 똑딱이 단추를 똑! 딱! 끼는 느낌을 느끼고 있다. 


이번에 여름옷을 살 때 혹시나 싶어 18개월 사이즈를 주문하니 보기 좋게 맞는다. 음? 얘는 7개월인데...인데...인데...친구들한테 물려받은 여름옷들은 죄다 9개월, 12개월 용이라 한번도 입혀보지 못하고 도로 다른 집에 패쓰. 드디어 내 아이의 위대함을 깨달아 옷은 무조건 핫딜로 나온 저렴이만 구매하는 중. 비싼 옷 사봐야 풋. 한두달 입히면 풋. 작아 풋. 풋풋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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