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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케빈 Jun 26. 2022

3일 연속 놀이 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아빠의 육아 휴직 이야기 #13

 지방에 살다 보니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험시설이나 놀이공원, 문화생활의 혜택이 부족하단 걸 많이 느낀다. 그래도 아이는 이런 부족함을 모르게 키우고 싶어 종종 수도권 나들이를 가는데 이번엔 특별히 놀이공원 투어를 컨셉으로 잡았다. 숙소부터 미리 알아보고, 매일 바뀌는 일기예보도 예의 주시하고, 특별히 이번엔 아이의 단짝 친구도 한 명 같이 가게 되어 더 준비를 철저히 했다. 회사 찬스로 입장권도 싸게 구입하면서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 




날씨, 4개의 예보 제공사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알았는데 네이버 일기 예보는 총 4곳에서 제공하고 있었다. 해외의 웨더채널, 아큐웨더, 웨더뉴스, 그리고 한국의 기상청. 네이버 검색하면 이곳 중에 하나를 선택해 볼 수 있는데 문제는 제공사마다 날씨가 다르다. 어느 곳은 낙뢰에 비에 난리가 났고, 어디는 흐리기만 하다는데 정말 고민이 됐다. 예전 제주도 여행 시에도 이것 때문에 고민했었는데 결국 그때 맞춘 기상청을 믿고 준비를 했는데, 다행히 기상청의 예보가 맞아 준비한 대로 여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3박 4일 여행 계획


 1일 차: 창원에서 용인 이동,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에버랜드 즐기기

 2일 차: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에버랜드 즐기기, 서울로 이동

 3일 차: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롯데월드 즐기기

 4일 차: 청와대 관람, 인사동 구경, 다이나믹 메이즈 체험, 국립중앙박물관 관람 및 뮤지컬 관람



꿈과 환상의 나라 에버랜드


 2년 만에 다시 찾은 에버랜드, 예전 어린이날 눈치게임 실패 짤을 보고 걱정을 조금 했는데 그나마 평일이라 사람이 적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타 본 놀이기구도 물론 좋았지만 이번에 좋았던 건 카니발 광장에서 진행한 '슈팅 워터 펀' 공연과 포시즌스 가든에서 진행한 'Over the Univers' 불꽃놀이였다. 


 슈팅 워터 펀은 밤밤맨 군단의 기습으로부터 워터 플래닛 요정을 지키는 음... 그런 공연이다. 노래도 신나고, 무엇보다 관객석에 물을 엄청나게 쏜다. 공연 시간에 관객석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의를 입고 기다리고 있는데, 우린 아무것도 모르고 '뭐 얼마나 쏘겠어?'라는 생각으로 관람했는데, 그냥 완전히 홀딱 다 젖게 된다. 다행히 그날 날씨가 더워 물을 맞고도 금방 마르긴 했는데, 물을 맞다 보면 아무 생각도 없어지고, 생각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래도 시원하긴 했다. 


 Over the Univers는 BTS 뮤직 비디오와 함께하는 불꽃놀이 공연이다. 저녁 9시 반에 시작되는데 처음에는 '에게? 이게 불꽃놀이?'라는 생각이 잠깐 들지만 뒤로 갈수록 학교 축제 마지막 날처럼 불꽃을 쏘아대는데 정말 멋있다. 평소 BTS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 불꽃놀이를 보면 누구나 BTS의 팬이 될 것이다. 요즘 당분간 단체 활동을 중단한다는 얘기에 해체 비슷한 얘기도 들리다 보니 함께 나오는 뮤직비디오가 더 감동적인 것 같기도 하고, 지금 흐르는 눈물이 감동 때문인지 하이브 주가 때문인지... 


출처: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180620/90665658/1)


롯데월드 어드벤처


 이틀 째 거의 2만 보 정도를 걸으며 아이들을 쫓아다니다 보니 3일 차에는 일어나기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힘을 내고자 아침밥도 시켜먹고 롯데월드로 향했다. 롯데월드는 확실히 놀이기구에 진심인 것 같다. 3년 전쯤 왔을 때는 아이가 어려 대부분 타지 못했는데, 이번엔 탈 수 있는 놀이기구가 많아졌다. 신밧드의 모험이나 파라오의 분노 같은 놀이기구는 처음 타봤는데, 좁고 제한된 공간에서 이렇게까지 디테일 있게 놀이기구를 만들 수 있다니 감탄이 나왔다. 


 이 날은 예보대로 오전 늦게부터 비가 와 야외 어트랙션은 거의 이용을 못했다. 그러다 보니 실내로 사람들이 몰려 대기 시간이 길어졌지만, 다행히 아이가 친구랑 같이 있다 보니 대기하는 시간도 재밌게 보내서 좋았다. (둘이서 노니 편하기도 했다) 하루 종일 어트랙션을 타고 마지막 퍼레이드까지 즐기고 일찍 집으로 들어왔다. 벌써 내일이면 마지막 날이다. 얼른 집에 가고 싶다. 


출처: Visit Seoul (https://korean.visitseoul.net/attractions1)


마지막 날, 청와대, 인사동, 국립중앙박물관


 드디어 마지막 날! 분명 어제까지는 온몸이 아팠는데 오늘은 힘이 난다. 마지막 날이라 그런가... 미리 예약해 둔 청와대 관람을 위해 길을 나섰다. 현장 학습인데 너무 놀이공원만 다닌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서울에 왔으니 특별한 경험을 시켜주고 싶어 선택한 곳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근무했던 곳이나 살았던 곳도 보고, 왜 청와대가 옮겨졌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을 설명해주며 관람을 마쳤다. 오랫동안 시도했던 청와대 이전에 아직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준 것처럼, 새 정부의 정치가 국민들을 위한 정치이길 바라본다. 


 이어서 인사동 나들이, 다이나믹 메이즈 체험, 마지막으로 '태권 날아올라' 뮤지컬 관람을 끝냈다. 확실히 공연의 퀄리티는 서울이 좋다. 그래서 다들 기를 쓰고 서울에 입성하려고 하는 것 같다. 꽉 막힌 도로, 사람으로 가득 찬 전철의 모습을 보면 이렇게까지 하며 서울에 살아야 되나 싶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를 위해 여기서 살아보고 싶긴 하다. 한 단계씩 올리다 보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길 바라보며 5시간을 달려 다시 집으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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