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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감정] 일자샌드

독서노트

by 보미 Mar 11. 2025

 이 책을 처음 접한 건 북클럽을 통해서였다. 

 

 소설을 좋아해 심리학을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심리학 관련 서적을 잘 찾아 읽지 않는 편이었는데, 북클럽 덕분에 좋은 작가이자 심리학자를 알게 되어 기뻤다. 


 이 책에 쓰인 감정에 대한 모든 내용에 동의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감정에 서툰 이들을 위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고 함께 나누고 싶은 구절들이 있어 가져오게 되었다.




독서노트 #1

서툰 감정




브런치 글 이미지 1






나는 실제로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을 통해 새로운 삶을 발견한 사람을 많이 목격했다. 그들은 감정이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삶에서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는 욕망을 내려놓고,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바꾸는 데 필요한 여분의 에너지를 찾았다.




 서툰 감정의 작가 일자 샌드는 심리치료사이자 작가로 '서툰 감정' 외에도 '센서티브', '나의 수치심에게', '나는 왜 나에게 솔직하지 못할까' 등 많은 심리학 관련 저서를 냈다. 아직 내가 읽은 책은 '서툰 감정' 하나뿐이었지만, 이 책을 통해 그가 심리치료사로서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왔는지 느낄 수 있었고, 배우고 깨달은 지식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글은 간단명료하다. 복잡하고 길게 설명하기보다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쓴 것이 좋았다. 실제적인 예시가 많이 들어가 있는 부분도 좋았다. 그 덕분에 나의 경험을 떠올리며 몰입할 수도 있었던 것 같다. 


 인용한 문장은 책의 서론에 나오는 글이다. 일자 샌드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그러한 감정의 원인을 이해할 때, 훨씬 더 편안하고 자유롭게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감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상담자로서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느끼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 그리고 그것이 어떤 감정인지 이해하는 것은 나의 삶을 지금보다 훨씬 더 편안하고 명확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나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


 누군가에게 이 말은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하고 쉽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내가 느끼는 것을 알아차리고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감정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항상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감정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감정의 모습만 알아채기 쉽다. 

 갑자기 치밀어 오르는 짜증이나, 한없이 무기력하게 만드는 우울감, 오래 지속되는 불안감. 

 우리가 감정을 말할 때 많이 언급하는 모습들 중 하나다. 

 그 감정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 마음 안쪽에 깊이 닿아있는 부분에 머무르려고 노력하다 보면, 또 다른 감정들을 발견하게 될 때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받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상실에 대한 깊은 슬픔, 또는 존중받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와 같이 구체적이지 않은 말들로 뭉뚱그려 놓았거나 더 받아들이기 쉬운 감정들로 꽁꽁 가려놓았던 강렬하고 섬세한 감정들이 내 안에 존재할 때가 있다. 




분노의 감정은 흔히 상처받기 쉬운 연약한 감정을 감추고 있다. 분노의 이면에 숨겨진 감정과 마주할 때, 변화와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더 큰 감정을 수용할 에너지를 얻게 된다.




 일자 샌드는 분노라는 감정을 여러 상황과 주제에 따라 분류하였고, 그때마다 어떻게 이 분노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좋은 지를 알려주었다. 이 분류에 대해 나는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분노라는 감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명료하게 설명했다고 생각이 된다. 


 그중 나는 분노가 희망을 감추고 있을 때, 개인이 현실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을 때 나타나는 분노에 대한 내용에서 위와 같은 문장이 인상 깊었다. 

 우리에게는 다양한 모습의 분노가 있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나의 약한 감정을 감추기 위해 나타나는 분노이다. 

 예를 들어, 슬픔이나 수치심과 같이. 안전하지 않을 것 같다고 느껴서, 또는 내가 너무 약해질 것 같다고 느껴서 외면하게 되는 그런 감정들을 드러내는 대신 우리는 분노를 드러낸다. 


 나를 슬프게 만드는 이 상황과 대상에 화를 내고, 상처를 입히고. 이런 분노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대신 내가 원하지 않는 결과를 만들어 내곤 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런 분노를 조절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이 분노를 약하게 만들고 없앨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그러나 쉽게 되지 않는다. 참으려고 하면 참으려고 할 수록, 분노는 더욱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다. 


 이러한 분노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이 분노가 감추고 있는 다른 감정들을 알아줄 필요가 있다. 분노가 보호하고 있던 다른 감정들을, 내가 안전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에서 하나씩 펼쳐 보고 안아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실은 상처받아 수치심을 느꼈던 마음에 대해, 상실감을 느끼고 슬펐던 마음에 대해, 인정하고 싶지 않았고 두려웠던 마음에 대해. 표현하면 금방이라도 흔들리고 약해질 것처럼 느껴졌던 감정들을 이해하고 표현하면, 사실 그게 약해지는 과정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우리는 잃어버린 것을 직시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강해질 때까지 분노의 끈을 놓지 않는다. 희망 없는 싸움을 포기하는 순간, 분노는 슬픔으로 변한다. 분노와 달리 슬픔은 타인의 연민에 호소한다. 슬픔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끌어들인다. 슬픔에는 이처럼 운동력이 있다. 잃어버린 것을 충분히 애도하고, 눈물을 닦고, 자유롭게 새로운 가능성을 추구할 준비가 될 때까지 당신은 건강한 슬픔의 감정을 계속 느낄 것이다.




 내가 진심으로 마음 가까이 느끼는 어떤 감정들은 나의 바람을 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은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내가 느끼는 것을 외면한다는 것이, 이정표 없이 헤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나의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 진정한 삶의 목표와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래의 문장이 인상 깊었다. 




자신의 바람을 인식할 때, 더 깊은 자아와 슬픔에 접촉하게 된다. 나는 고통스러운 자각을 외면하고 억제하면서 공허하고 생기 없는 감정을 느끼기보다는, 슬픔의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경험하고, 살아 있음을 충만하게 느끼는 삶을 선택하고 싶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감정을 알아차리고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 

 그것을 나누고 싶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에는 내가 인용한 분노와 슬픔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기쁨과 질투,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와있다. 

 감정에 서툰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좋은 힌트를 얻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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