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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Jan 23. 2018

대화, 이해, 품다.

대화가 안 통한다 싶은 상대는 어디든 한 명씩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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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하고 있는데 말을 하는 것 같지 않고, 듣는 것 같은데 듣는 것 같지 않다.

본인이 맞다는 결론을 세워놓고 대화를 하니 대화의 내용에 진전이 없다. 

한참 이야기하다 보면 "내가 잘못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어버린다. 억울하다.

말꼬투리를 잡아 그걸로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이미 문을 걸어 잠가둔 성에 문 열라고 계란을 던지는 느낌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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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대화는 글과 같다. 글은 읽다 보면 오탈자가 있고 비문도 존재하며 문단 간에 개연성이 없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의도를 대강 파악하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글에 흐르는 "맥락"으로 구조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전달하는 내용에서 논리의 견실함이 떨어지거나 표현력이 부족한다고 해서 상대의 입장이 약해지는 건 아니다. 대화 자체는 그 사람의 태도와 전체적인 입장을 보는 것이지, 구사하는 어휘나 능숙함을 판단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만한 사람은 의도를 보려 하지 않고 흠집에 연연한다.

겸손한 사람은 스킬을 보기보다 진심을 보려 한다.


대화할 때 가장 집중해야 할 것은 설명하는 사람의 말솜씨나 언변이 아니다. 뉘앙스다.

뉘앙스 안에는 의도가 담겨 있다. 그 의도를 간파하는 게 중요하다. 


말을 할 줄 모르는 어린 아기들이 울어대는 이유는 울음 외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감정을 표현할 줄 모른다고 해서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니며,

진심을 제대로 전달할만한 기술이 부족하다고 해서 진심이 없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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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싶다면 귀를 기울여야 한다. 말의 내용만 듣는 게 아니다. 

그 사람의 격한 제스처, 뜨거운 어조, 북받치는 감정, 드러나는 표정 이 모든 것들을 한 번에 들어야 한다.

듣는다는 것은 그런 거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당신은 누군가의 함의를 꿰뚫어 볼 수 있게 되고, 

그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는 창은 활짝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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