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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Dec 11. 2016

가장 착각하고 살았던 부분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군가의 앞에서 말을 잘하는 것이나, 내 의견을 조리 있게 표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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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잘 듣는" 능력 이 몇수십 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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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의견을 듣고 긍정하거나 소통하는듯한 느낌을 전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저 웃는 표정으로 "맞아"라고 대답하면 되니까. 

하지만 그 의견을 깊이 있게 듣고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그 말을 하기까지 거쳐온

수많은 경험과 시간들을 함께 보는 능력이 필요하며, 이것은 말을 잘하는 것보다 수백 배는 더 어려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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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화자의 같은 문장도 다르게 와 닿는 경우가 있다.

의지력이 약한 사람의 "나는 요즘 좀 힘이 드네"와

의지력이 매우 강한 사람의 "나는 요즘 좀 힘이 드네"는 아주 큰 차이가 존재한다.
만약 말하는 이의 육체적, 심리적 상태를 파악하고 가늠하는 안목이 나에게 있다면 두 명의 말을 들었을 때 

아주 다르게 들릴 것이다.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같은 말임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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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이 완벽한, 어른이 걸린 감기는 약 좀먹고 쉬면 낫지만 신생아가 걸린 감기는 그 생명에 치명적인 위협을 끼친다. 그래서 아기가 하는 재채기는 보호자의 주의를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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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표현은 그 사람의 상태를 그대로 반영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누가" "왜" 그런 대화 방식을 견지하는지에 대해 

꿰뚫어 보는 관점이 없다면, 그 사람의 말을 제대로 들을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대개 부모와 자식 간에 생기는 소통의 문제들은 여기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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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뱉어지는 말이나 글 모두 타인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과 생각의 덩어리다.

그래서 청자는 화자의 말을 단순히 부분적인 단어들을 이어 붙이며 사전적 의미대로만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큰 그림 안에 표현된 작은 디테일을 보는 느낌으로 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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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 어휘력이 부족하여 그가 의견을 표현하는 기술이 미숙하더라도, 당신이 상대방의 진심을 듣는 힘은 단순히 지식적 이해도만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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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책장에 꽂혀있는 수백 권의 베스트셀러보다, 아프리카에서 굶주려 죽어가는 아이를 당신이 한번 품에 안았을 때 느끼는 충격이 훨씬 크고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대화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 인지에 대해 알기 위해 

적극적으로 부딪쳐, 전해져 오는 모든 영향을 몸으로 느끼려 할 때부터 귀로 단어 몇 개를 듣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무언가가 전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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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간에 불통은 가히 지옥을 방불케 한다. 죽을 만큼 싫어도 마주해야 하니까.

그 상황 속에 소통을 하는 방법은 완벽히 그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뿐이다. 

당신도 부모가 되거나 자식을 낳아보는 방법은 아주 빠른 지름길이나,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그에 준하는 무언가를 철저히 책임지는 삶을 살아보길 바란다. 그동안 안 해봤던 강도로 미칠 듯이 일하고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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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관계는 생각보다 많은 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굳이 귀로 듣지 않더라도 삶에서 비틀려 나오는 신음소리를 진심 어린 마음으로 들으려고 발버둥 쳐봐라.

당신이 그를 마음으로 담기 위해 몸부림친다면,  굳이 이해시키려 하지 않아도 그는 당신에게 담기고, 

당신도 그 사람에게 담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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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wild_official#gow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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