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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Dec 28. 2016

설리

설리를 바라보며 쓰게 된 배설 ve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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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의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업데이트될 때마다 그에 대한 반응은 매우 두드러진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설리 인스타에서의 업데이트와 뉴스 기사의 노출이 잦아질수록

비난여론도 강해지지만 흔히 실드를 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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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는 은연중에 사진을 통해서 본인의 성적 매력을 발산한다.

본인도 어느 정도 알고 즐기는 것 같긴 하지만 여자 아이돌 기준선에서 과하다고 평가되지, 실상 넓은 범위의 상대적 평가에서는 발산 축에도 끼지 못한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가장 많은 노출 여스타 중 한 명인 #KylieJenner 의 노출을 보다 보면 설리는

사실 귀여운 수준이다. 그렇다고 그런 정서도 용인하는 그 나라 사람들 대다수가 방탕한 관념을 기반으로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가?

아니, 길가다 어깨만 스쳐도 "sorry" 가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한 나라의 문화성을 결부 짓는 것은 매우 섣부른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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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설리 어태커들은 한국의 정서를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이라는 지극히 이국적이며, 노출과 자랑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거기에 적용되는 정서는 한국적이길 바란다? 어폐가 있다.

그게 불편하면 인스타를 안 하거나 관련기사를 보지 말던가.

마치 한국 클럽이라면 한복을 입고 춤춰야만 합당한 클럽이라고 주장하는 느낌 같다.

대체 한국적이라는 게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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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서도 마음에 안 드는 대상을 적대하시는 성향은 성격적 특성으로 분류된다.

설리를 공격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여자들도 포함되어 있으며 천박하다, 관종이다 라는 댓글은 수백 개도 넘게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억압받고 자라온 한국 여자들이 인정하지 못하는 반감이 자리 잡고 있다.

"나는 그렇게 못살았는데, 너는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거다.

자유를 꿈꾸는 여성들의 인권신장은 그렇게 목놓아 부르짖으면서 "여자니까 그러면 안돼"라는

프레임은 목숨 걸고 씌우려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발견하고 꽤나 놀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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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단두대에 세워 처형식을 거행하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서는 글쎄, 너무 구린 거 아니냐고 묻고 싶다.

외래의 정서에 둔감해져도 좋다거나 무조건적으로 포용하자는 건 아니다.

다만 한국적 정서를 기준으로 누군가의 라이프 스타일에 옳고 나쁨을 가르기 시작하면 대원군의 쇄국정책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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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니까"라는 이유로 그동안 옭아맸던 것들의 근원이 어디서 시작된 건지 궁금해할 필요가 있다.  

그런 심리가 여자들의 활동영역을 제한시켰으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고, 지금도 사회 전반에서 남자가 아니어서 차별받는 것들에 대해 무감각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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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이지만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큰아버지와 어르신들은 큰 상에, 큰어머니와 고모들은

그 반도 안 되는 작은 상에서 식사하시던 모습을.  

그분들에게는 그게 당연했지만, 어린 나에게는 당연한 모습으로 보이지 않았다.


겨우 설리 사진 정도 가지고 개인의 개성을 과거의 관습에 얽매고, 규정지으며, 삿대질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참으로 지루하다. 게다가 그 사람들 중 상당수가 젊은이들인 게(!) 더 문제다.

젊은 양반, 코뚜레는 소에게 해야지 사람에게 할 일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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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휘갈기며 "자, 그러니 앞으로 설리에 대한 디스를 멈춰라"라는 식의 마음은 추호도 갖고 있지 않다.

어태커들은 그냥 그렇게 쭉 디스하며 구리게 살면 된다. 나도 너희 역시 대단히 구리다고 디스 하며 살 테니. 그게 우리 모두가 그렇게 바라 마지않는 "자유로움" 이니까.

심지어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설리 기사에서 소아성애라며 공격하는 닝겐들은 평생 차도르만 쓰고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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