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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Jan 03. 2017

별일 아니야.

당신에게 생긴 모든 일들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실제로 별일 아니기 때문이다.

-

정확히 따지자면 별일 아닌 것으로 여길 수 있는 여유가 당신에게도 있다.

예상보다 당신은 강인하기 때문이다. 생뚱맞게 괴짜인 가족들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친구들, 말도 안 되는 학교 선배, 더말도 안 되는 직장상사를 버텨가며 이 저녁에도

그냥저냥 잘 지낼 수 있는 것도, 당신이 가진 밑천이 상당함으로 인해 가능한 일이다.

:

오히려 당신이 가진 불안감은 당신 스스로에게 원인이 있지 않다.

돈이 천만 원밖에 없어서 너무 미래가 두렵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당신은 두렵지 않던 미래가 두렵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솔로인지 2년이 다돼가지만, 그 어떤 이성도 접촉할 일이 없어서 평생 솔로로

남을지도 모른다는 친구 A의 말을 들으며 1년 차 솔로인 B가 괜스레 두려워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천만 원 더 모으는 것, 꽤 모으기 어렵겠지만 안 먹고 안 쓰고 힘들게 일하면 모으지 못할 돈은 아니다.

연애의 상대, 까일 것을 감안하고, 눈도 좀 낮추고, 10 번정도 소개팅 받다보면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존재이다.

(여자 친구 남자 친구는 상상 속의 동물이라 말하는 사람들 대부분 저 정도 소개팅을 해보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다. 해봤다면... 고메.)

여담이지만 내 친누님의 경우 50번이 넘는 소개팅 끝에 아주 멋진 의사 형님을 만나 결혼에 성공하셨다.

이 사실을 올린 걸 알게 되면 뒤지고 싶냐고 협박당하겠지만, 여튼간에 꾸준한 시도는 성공의 확률을

짭짤하게 높여주며, 긍정적인 결과를 발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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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게 일어나는 일들이 그 무엇보다 크고 힘들며 나에게만 생겨나는 개 같은 일들이라 생각했다. 

마치 드라마 속 주인공에게 일어나는 일들처럼 청천벽력과도 같고, 그 누구도 내 고통만큼의 일은 생기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에 휩싸였던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지나온 흔적들을 돌이켜보며, 그럭저럭 살아가는 내 모습을 보며

"뭐야, 누구나 겪을만한 그런 일들이었구먼" - 정도의 감상에 젖을 수 있었다.

-

나는 슬픈 음악을 잘 듣지 않는다. 슬픈 음악은 되려 나를 비참하게 만들고 초라하게 만들며, 

위로보다는 자괴감을 더 선사하기 때문이다. 

"나는 슬플 때 힙합 음악을 들어"라는 그 고전의 짤은 너무나 과학적이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힘들어도 너무 지나치게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다.

쉽게 사는 사람 아무도 없고, 힘들게 사는 사람도 당신뿐만은 아니다. 

자신의 고충을 오픈하는 이가 적을 뿐이지, 모두 말 못 할 사연과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 

:

그러니 안 괜찮으면 나 안 괜찮다고 이야기도 하고 그래라. 

졸라 괜찮은 척해봐야 안 괜찮은 게 괜찮아지지 않는다. 

(그래봐야 한달뒤의 당신이 보면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다.)

사람은 자신과 같은 처치에 있는 사람을 만났을 때 가장 큰 위로를 받는다고 한다.

그러니 고충이 있으면 적당히 오픈도 하고, 힘드니까 많이 위로해달라고 요구도 하고, 

약한 척도 좀 하고. 그러면서 누군가에게 토닥거림도 받으면서 살자.

그렇게 살고 있다 보면 어느 순간 당신도 갱끼 해져서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토닥거리고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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