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터뷸런스 Mar 29. 2018

우울합니까? 그럴 수 있는 거죠 뭐.

우울함은 뭐랄까, 내게 거리감이 조금 있는 약간 어색한 친구 같은 존재다.

-

매일 보고 싶은 사람이 있고, 한 달에 한번 보면 좋을 것 같은 친구도 있으며,

1년에 한두 번만 봐도 좋은 친구가 있듯이.

우울함은 정말 가끔 봐도 괜찮은, 혹은 그보다 더 적게 보고 싶은 그런 친구다.


우울함이 나를 괴롭히는 것 때문에 지치지 않으려 하다 보니 터득한 요령이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 나오는 캐릭터처럼, 우울함이라는 한 친구라고 생각하는 거다. 

그리고 그 친구는 자신의 차례가 되면 등장하곤 한다.


그 녀석과 적당히 친한 그 정도 사이의 친구가 위해서는 먼저 적대시하지 않아야 했다. 

슬프고 허무하며 무기력해지는 기분은 겪지만, 무조건 나의 나약함과 결부시키지 않는 거다. 그리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거다. 

적당한 우울함은 내 감성을 자극한다. 

우울함도 내가 가진 감정중 하나로 인정이 되기 시작할 때, 그 속에서도 내 좋은 감성들을 끌어내는 훌륭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예술가들이 우울함과 같은 격한 감정상태에 있을 때 작품성이 대단한 그림이나 음악들을 많이 만든다. 이건 리얼이다. 어두운 감정상태가 무조건 나쁜것만은 아니다.


다만 우울함이 너무 자주, 오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냥 한번 불어 가는 순풍처럼. 가끔 나를 훑고 지나가는 정도가  좋다.


[ 아 살다 보면 우울할 때도 있구나. 하지만 곧 지나가겠지.]

하고 담담히 받아들이는 것이 오히려 우울함을 잘 극복하는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오히려 그 우울을 벗어나고자 발버둥 치는 행동들( 과한 음주 같은) 은 오히려 더 큰 우울함을 가져온다. 마셔본 사람은 다 알 거다.


일반적으로 많이 겪는 우울함은 무언가에 도전했는데 마땅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찾아온다.

실패로 인한 일시적 우울함은, 정말 괜찮은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당신이 그다음 날 훌훌 털고 일어나 다시 도전해주고 싶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하니까.


요즘 여러 감정에 대한 글들을 쓴다.

하지만 그 감정들은 다 당신 것이고, 그것들을 어떻게 인지하고 대하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우울하다면 빠르게 오늘 다 우울해버리고, 다음날은 할 일을 하자.

우울함이란 친구는 그렇게 대해주는 게 좋다. 

-

#직접 쓰는#오늘의 메아리 

작가의 이전글 야 그 사람이 그랬데.. 진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