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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May 01. 2018

이렇게 하면 된다.



연인과의 관계를 안 좋게 끝내는 최고의 방법은, 장점 때문에 생기는 단점을 방관하는 것이다.


1. 가령 내가 사람들과 술 먹는 일이 너무 즐거운 것은 내 입장에서는 장점이지만, 여자 친구 입장에서는 단점이다. 여자들은 남자의 사회성이 좋으면 그걸 보고 만났다가, 그 사회성을 유지하느라 자신을 방관하는 걸 보고 실망한다.


2. 미모가 뛰어난 어떤 여자와 외모 때문에 첫눈에 반해 사귀게 되었지만, 그녀가 가진 너무 많은 남자 사람 친구들로 인해 자신이 들러리가 된듯한 느낌을 받은 남자는 헤어짐을 결심한다. 

그녀가 다른 남자에게 거쳐갈 좋은 환승센터가 되기 싫다는 다짐을 하며.


위 두 가지 케이스 모두 장점이 동반하는 단점을 간과하는 경우 생길 수 있는 흔한 일들이다. 

외형적 매력을 따지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자 본능이지만 그 이후를 예견하지 못해 피보는 경우는 수도 없이 봤다. 

심지어 위와 같은 상황이 생길 것을 "알면서도" 만나고 싶다는 사람도 수두룩하다.

한주에 다섯 번의 술자리를 세 번으로 줄이면 참을 수 있는지, 한 번으로 줄여도 도저히 못 참겠는지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한다.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인내심의 크기도 파악이 안 되면서 관계를 시작하는 건 도박이다.

부부의 상당수는 배우자가 가진 단점의 크기가 자신의 예상치를 크게 벗어날 때 이혼을 생각한다.

그래서 첫 스타트의 조율이 가장 중요하다. 사업도 최초에 계약서를 쓸 때가 가장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약관을 어기면 큰 책임을 물릴 수 있다. 


술자리 횟수를 줄이거나, 불필요한 이성친구 들과의 만남을 최대한 자제시키는 일들은 모두 쓸데없는 분쟁을 줄이는, 서로를 위한 일이다.

초반에 조정에 실패하면 결과는 명약관화하다. 서로 약속한 부분은 무조건 지키게끔 푸시하여야 한다.


연애를 아예 안 해본 사람은, 자신이 얼마만큼을 참아줄 수 있는 사람인지 몰라서 더 힘들다.

마치 편의점을 운영하던 사장님이 100억대 매출의 회사를 맡은 기분이랄까. 뭐부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감도 오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니 1.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실제 한계치를 파악해야 하며

2. 어떻게든 상대와 협상을 통한 조정을 해야 한다. 관계가 시작되는 초반에. 


결국 자신의 장점이나 생활방식을 일부분 포기하면서 까지 나와 만날 의향이 있는지를 보는 게 포인트다.

사람들은 대개 상대방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거기서 답을 찾아내려고 하지만, 정작 거의 모든 문제의 답은 자기 자신에 대해 얼마만큼 아느냐에 달려있다. 


그토록 싫어했던 전 남자 친구 전 여자 친구도, 당신 스스로의 기준이 좀 더 명확했다면 안 만났었을 수도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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