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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May 21. 2018

필요한 거절을 당해라.

인간은 나와 함께해서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나눠진다.

대개 이지점을 구분하지 못해서 매달리거나 비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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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좋은 사람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법이다.

누구나 매력을 어필하는 방식과 당하는 지점이 다르다. 그러니 당신의 호감스러운 모습도 누군가에게는 비호감이 될 수 있으며, 혹은 당신의 비호감을 호감으로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우리가 유니클로에가서 쇼핑을 하다 보면 표기 사이즈가 같아도 실제 입었을 때 사이즈는 다른 옷들이 많다.

슬림핏, 스트레이트 핏, 스탠더드 핏 등 다양하기 때문이다.

"왜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아!"라고 외치는 건, 유니클로의 모든 사이즈가 당신에게 맞지 않다고 캐셔에게 가서 항의하는 꼴이다.

옷도 상품마다 용도가 다르고 기능이 다르다. 하물며 사람인들, 대부분의 사람이 당신이라는 스탠더드에 부합할까.


당신이 한벌의 옷이라고 가정해보자. 

당신도 당신 사이즈에 맞는 사람에게 입혀져야 행복하지 않겠는가?

스몰 사이즈 옷인데 , 100킬로가 넘는 거구에게 입혀지면 얼마나 괴롭겠는가. 늘어나고 찢어지고. 

거절하는 사람은 그게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건데, 우리는 그 거절을 힘들어한다. 


필요한 거절은 당해야 한다. 당신과 충돌해서 다른 지점을 먼저 발견한 사람은 당신에게 기회를 준거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마워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오히려 맞지 않는데 억지로 관계를 유지하다 보면 그 결과는 대개 파국이다.

연인들이 특히 그렇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안 맞는 부분이 많은데도 관계를 이어가다 보면 결국 허무한 헤어짐만 남는다.


더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된다. 옷 사이즈도 S M L XL 등 다양한데, 당신에게 맞는 사이즈가 많은가, 맞지 않는 사이즈가 많은가? 당연히 나랑 맞지 않는 사이즈가 훨씬 더 많다. 관계도 그렇다.

당신과 안 맞는 사람이 더 많은 게 정상인데, 그게 납득이 안되면 혼자 부들 거릴 수 밖에 없다. 


퍼즐 맞추듯 나랑 맞는 사람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를 즐거워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거절의 다른 이름은 비움이고, 

그 비움은 채움이라는 선물을 허락한 공간이다. 결국 필요한 거절은 필요한 만남을 제공한다. 

이 얼마나 기막힌 로직인가!


얼마 전에 하트 시그널에 나오지 않았나.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을 좋아하고 싶다고. 

당신도 그렇게 하면 된다. 당신을 안 좋아하는 사람과는 애초에 다른 길이니 미련을 가질 게 없으니

잘 가!라고 쿨하게 손 흔들어줘라. 그리고 그 손으로 당신을 찾아오는 사람 손을 잡아줘라.

반갑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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