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터뷸런스 May 25. 2018

나의 관심사는 나다.

나의 관심사는 나다.

-

나는 교회를 다닌다. 그런데 교회에서 가르치는 것 중 중요한 내용 중 하나가 자유함을 느끼는 거라고 한다.

자유라. 따지고 보면 지금도 자유로운데 무슨 자유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나이 먹고 보니 우리는 항상 돈에서, 직장에서, 인간관계 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궁극적으로 자유를 원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형태로 살고 있는 거다.

내 연인에게, 사업에, 친구에게 투자했던 모든 것이 원하는 만큼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은

늘 내가 그곳에 묶여있게 만든다.

자유롭게 하는 것들은 나를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 그러니 자유를 향한 꿈은 사실 희망에 불과하다.

현실은, 겨울 새벽 우연히 손으로 짚었던 철문에서 느꼈던 뼛속까지 아려오는 한기보다 더 차갑다.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닥친 일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내가 돈이 얼마가 생겼고, 어떤 사람을 만났으며, 뭘 샀는지 등등.

그러다 보면 자기 자신의 변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다. 내가 그 돈을 생겨서 어떤 인간이 됐고, 누구를 만나 어떤 영향을 받았으며,샀던 물건이 나를 얼마나 기쁘게 했는지 같은.


사람들이 글을 쓰면 내가 타인에게만 관심이 많은지 아는데, 오해다. 나는 사실 내가 궁금하다.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이는지가 보인다.

나의 최대 관심사는 나다. 그래서 내가 선택하는 모든 것들이 흥미롭다.

기껏해야 몇 년 안 되는 시간들을 나를 위해 쓴다는 것만큼 가치 있는 것이 없다.

사람마다 행복을 추구하는 방식은 다르다. 누군가는 돈을 저축하면서 기뻐하고, 누군가는 돈을 쓰면서 기뻐한다.

결국 언제 행복해지고 싶어 하느냐에 대한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스스로가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데 중점을 두며 살아간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치킨은 시켜도 기다릴 때와 먹을 때가 행복하지 그 이후에는 그만큼 행복하지 못하다.

기대하던 건 치킨 아닌가? 그럼 그걸 먹고 건강이 안 좋아지거나 살찔나는?

내가 바란 건 치킨을 먹는 나인가, 그걸 먹고 비대해질 나인가?


결론은 이거다. 가지고 있는 욕망과 당신을 분리해라.

당신의 욕망이 행복해하는 일은 정작 당신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지 않는다.

모든 술주정뱅이들이 그렇듯, 술을 마시는 행위는 행복할지 몰라도 그것을 마시는 당사자의 몸은 행복하게 만들지 않는다.


우리는 욕망을 나와 일치시킨다. 요즘 이슈가 되는 성범죄는 인간이 자신의 성적 욕망과 스스로를 결합시킨 결과다. 욕망과 자신을 분리했다면, 자신이 더 행복 해질 결과를 선택했을 것이다. "그래도, 저지르지 않는다"라는.


오늘은 불금이다. 불금에는 누구나 당연히 하고 싶은 것을 한다. 그게 섹스가 됐던, 마약이 됐던, 도박이 됐던 뭘하던 사실 나는 당신이 가장 중요하지 않다.

그저 당신을 걱정하는 나, 당신을 생각하는 나에 대한 관심이 클 뿐. 그게 내가 사물과 현상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로워지며 행복해 하는 나의 방식이다.


당신은 어떤 이유로 어떤 욕망을 선택하는가. 그리고 그것을 채우거나 해소하는 일이 당신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가.

그것에 대해 궁금해하다 보면, 평생 공부해야 할 행복과 자유로움에 대해서 손톱만큼 정도는 이해가 되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행복하고 싶다면 착할 필요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