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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Jun 03. 2018

바람 피는놈이 문제가 아니라,

바람 피는놈이 문제가 아니라, 내 연인은 무조건 바람피지 않을거라 생각하는 당신이 문제다.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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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다. 그런데 있을 수도 있다 아주 적은 확률로.  문제는 이율배반적으로 나 역시 여자 사람 친구들이 있다.

나는 정말 그들을 친구로 생각하는 게 가능한데, 세팅을 하는 게 몇 가지 있기 때문이다. 

1. 되도록이면 낮에 만나고, 늦어도 11시 전에는 헤어지며

2. 자주 연락하지 않고

3. 함께 술을 마시지 않는다.


이 세 가지는 단순한데 아주 강력한 방어장치로 작동한다. 거기에 나는 주로 대화의 주제를 사회인문학에 초점을 둔다. 당연히 대화는 굉장히 거시적이고 무거운 편이다. 대화의 흐름에 집중하다 보면 상대에게 호감이고 자시고 느낄 틈이 없다(ㅋㅋ)


사람들의 가장 위험한 생각이 "에이 나는 괜찮아 다 친구지~"라고 말하는 타입이다.

애초에 이성 간에는 잦고 긴 만남이 호감의 마음을 품을 수 있도록 DNA에 새겨져 있다.

이제 거기서 오래가는 아이컨택, 가벼운 스킨십이 첨가되면 호감은 알 수 없는 설렘으로 발전한다.

게다가 한쪽의 외모가 불균형하게 우월해버리면 더욱 문제다. 아주 짧은 시간 내에도 반해버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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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스스로를 속이는데 능통하다. 배가 고프면 살빼겠다는 다짐을 한순간에 뭉개고 음식을 주문한다.

겨우 식욕 앞에서도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데, 성욕을 가진 인간이 과연 그렇게 단단할 수 있을까.

이성을 바라보는데 성욕이 상관없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성욕은 이성과의 대면에서 생겨나는 반응과 아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연인 감은 누군가의 바람으로 "상처가 있는 사람" 과 "죄책감이 있는 사람" 이다. 

자기가 당해본 사람만이 그 아픔과 고통을 안다. 그러니 유혹을 당하는 상황에서 남들보다 한 번이라도 더 고민해볼 수 있다.


그리고 자기가 저지른 일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은 설사 바람을 저질러도 재범 확률이 낮다. 

이 두 가지가 없는 사람은 언제든 당신 곁을 떠날 수 있는 한줄기의 바람이다.


애초에 인간이 유혹 앞에서 완벽하지 않은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모든 연인 관계는 생각보다 가볍게 끝난다.

인간은 대단한데, 그리 대단하지 않다. 

이걸 모르면 혼자 세상 상처 다 떠안은 비련의 주인공인 마냥 주식회사 하이트진로의 이익률만 늘려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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