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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Jun 03. 2018

팩트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되면 폭력이 아니게 된다.

팩트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되면 폭력이 아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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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는 사람에게 가서 "야 이 거지야"라고 할 수 없는 이유는, 돈에 대해 누구나 민감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어디에서든 언어폭력을 당한다. 


여자들이 흔히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살좀 더 빼면 이쁠 텐데"라는 말이다.

이것도 굉장히 폭력적이라고 보는데, 듣는 당사자가 살을 뺄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살 빼는 데는 엄청난 인내심과 끈기가 필요한데 그거에 단돈 천 원이라도 보태준 게 없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하면

반감은 극에 달한다.


사람들은 팩트가 상대에게 굉장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타인의 조언에 대해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네가 나보다 잘나 봐야 얼마나 잘나겠냐는 생각을 기저에 깔고 있다. 오만함과는 조금 다른 건데, 자존감의 기본적인 성향이라고 보면 된다. 


말하면 듣긴 하지만, 상대의 의견대로 이행하려 하지 않는 반항은 꼭 어려서가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보이는 신체적 반응에 가깝다. 

자신의 상태는 자신이 가장 잘 안다. 사실 어떤 강력한 동기가 필요한 거지 부족한 걸 모르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방위로 우리는 팩트라는 무기에 의해 폭력을 당한다. 부모님에게서 친구에게서 연인에게서.


스스로 나는 바보라고 인정하는 사람은 주변의 백 명이 바보라고 놀려도 0의 대미지를 입는다.

결국 본인이 납득하고 인정해버리면 공격 자체에서 자유로워진다.

가끔 정말 엉망진창의 패션으로 입고 다니는 사람은 "나는 옷을 정말 잘 입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편하겠어)


요즘 세대는 타인이 시선과 의견에 지나치게 민감하다. 자신의 주관이 옅어져서 인지 모르겠지만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자신의 스타일을 확확 바꿔버린다.

당신이 타인의 말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스스로에게서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


공부를 못하면 나는 공부를 못하는구나. 더 열심히 하면 되지 뭐.

돈이 없으면 아 나는 그지구나. 더 열심히 벌어야겠네.

뚱뚱하면 아 나는 돼지구나. 먹는 건 못 줄여도 운동은 해서 건강한 돼지가 되어야지.

와 같은 다짐이 평소에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그러고 나서 듣는 팩트는 더 이상 당신에게 폭력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스스로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보느냐가 내 자존감을 결정한다. 


중요한 건 이거다. 내 상태가 내 자존감을 만드는 게 아니라, [내 상태에 대한 인정이 있느냐 없느냐] 가 내 자존감을 결정하는 거다.


돈 없고 공부 못해서 자존감이 낮은 게 아니다. 착각하면 안 된다.

나는 부자도 아니고 공부도 잘 못하고 키도 안 크고 딱히 잘 생기지도 않았지만


특정 부분에 있어서는 내가 개 짱이라는 근거 없는 근거가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 거다.


당신이 선택하는 자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결정한다. 

더 이상 타인이 말에 이리저리 휘둘리지 마라. 자기 자신의 현재 상태를 인정하고 납득해라. 

그럼 거기서 당신의 활동영역은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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