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터뷸런스 Jun 27. 2018

사냥과 낚시의 차이.



사냥은 내가 가서 잡는 것이고, 낚시는 물고기가 내게 오게 만드는 방법이다.


사람들은 대개 인맥을 넓히기 위해 사냥을 한다. 넓은 필드에 나가 마음에 드는 대상을 죽일 듯이 쫓아가서 어떻게든 해보자고 덤벼든다. 물론 가능한 방법이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지친다는 거다. 

야생에서도 사자는 몇 번의 추격에 실패하면 점점 체력이 고갈돼서 사냥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결국 죽는다. 

그래서 한번 뛸 때 목숨을 걸고 뛴다.


반면 낚시는 기다린다. 큰 체력소모가 없고, 내가 걸어놓은 미끼가 식성에 맞는 물고기들만 몰려와 물게 된다. 단점이 있다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는 목적이 같은데 방법이 다르다. 전자의 경우 실패하면 타격이 크다.

후자의 경우는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실패라는 게 큰 의미가 없어진다. 

언제든 소수의 누군가는 걸려들 테니.


우리가 흔히 어장관리라고 말하는 단어에서 관리를 당하는 쪽의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실은 관리를 하는 쪽에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 관리자 측면에서는 선택권이 주어진다. 그리고 알다시피 어장에는 누가 강제로 넣는 게 아니다. 

약간의 유혹이 있긴 하지만 결국 자신의 의지로 들어오는 거다.


그렇다고 당신 보고 어장관리를 하라는건 아니다. 최소한 어떤 태도로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게 당신한테 맞을지 생각해보라는 거다.

외모가 연예인급에 유려한 언변과 높은 학벌,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슈퍼맨이라면 전자로 살아도 문제가 없다. 

어차피 누구한테 들이대도 좋아해줄 확률이 높으니까.

그런데 그게 아니라면 후자 같은 태도가 당신의 생존력, 생활력을 유지하는데 더 실질적으로 좋은 방법일 수 있다는 거다.


솔직히 먹고사는 게 1순위다. 그게 가능해야 2순위에 해당하는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당신이 모두에게 먹힐만한 비주얼과 사회적 조건을 갖춘 게 아니라면 미끼를 걸어두고 기다리는 게 나을 수 있다.

물고기도 먹이 취향이 있듯 사람도 취향이 있다. 

그러니 그냥 당신의 매력을 툭. 걸어두고 낚여 드는 사람을 기다려라. 


대신 후자처럼 살아보라는 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아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찌를 던져두고, 나는 이런 사람이니 좋으면 선택해주던가 말던가. 정도의 뉘앙스를 풍기라는 거다. 나도 친구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소수의 친구들과 깊은 관계를 맺는 일이 훨씬 즐겁다.

집중도가 다르고, 애착의 정도가 다르다. 

주고받는 파이의 크기가 친구가 아닌 사람들과 비교할 수조차 없다. 


그리고 사냥으로 얻은 친구는 나와 틀어질 확률이 높다. 상대의 의중과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맺어진 관계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낚시로 물려온 친구는 정확히 본인의 기호와 취향에 맞게 날 선택한 거라서 틀어질 확률도 낮다.

먹고사는 일에 집중해라. 


어떤 물고기도 당신을 평생 먹여 살려주지 않는다. 대신 당신의 금전적 정신적 여유를 최대한 아껴 쓸 수 있는 인맥 확장 & 유지 방법이 어떤 것 일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돈을 벌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내가 조금이라도 잘되면 주변 사람들은 내 일이 더 잘되도록 더 많이 도와주게 되어있다. 


일과 사람은 윈윈 하는 조건이 되어야지, 상호 간의 소모성 조건이 되어선 안된다.

사람 만나는 일이 스트레스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심하면 원래 잘 있던 사람도 떨어져 나간다. 

애초에 스트레스를 거의 주지 않을만한 사람들을 가려서 만남이 시작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니 먹음직스러운 미끼를 걸어놓고 기다려라. 누구든 물어줄테니.

-

-


인스타그램 : @_wild_ride  로 오시면 한량의 내일이 없는 삶과 다른 글들을 보실수 있습니다. 놀러와요 친구 합시다. 

작가의 이전글 좋은 친구를 만드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