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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Jan 25. 2017

아무거나 보지마라.

예전에는, 다양한 정보에 노출하는 것이 현명함의 척도였다면

현재는 보증되지 않는 정보에 스스로를 노출하지 않은 것이 현명함의 척도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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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물부터 콘텐츠까지, 하루에도 수백 개의 정보가 개인에게 유통된다.

우스갯소리로 우리 결혼했어요를 오래 본 이성과의 연애는 꺼리라는 말도 있을 만큼,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한 영역에 대해 고착된 인식을 갖게 되는 일은 일상적인 현상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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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정보의 침투성은 나이가 어린 사람들에게 더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

산출되는 대부분의 콘텐츠들이 "시장성" 즉, 팔릴만한 콘텐츠로 둔갑해 제공된다.

그래서 대개 자극적이고, 일시적이며, 지극히 소비적인 모습을 갖춘다.

당신에게 참을성과 인내심보다는 "그냥 질러버려"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주입시키기 때문에,

자제심이 있고 통제력이 있는 어른들조차도 양산되는 자극적 콘텐츠들 앞에

자신을 내어줘 버리는 일들이 허다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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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 하고 연예 뉴스란에는 설리의 기사가 올라온다.

별 이유가 없다. 노출의 정도가 파격적이고,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보니까. 

이런 거 보고 싶지 않다는 베스트 댓글이 백날 달려봐야 기자들이 콧방귀도 안 뀌고 설리의 기사를

올리는 것도 그런 연유이다. 자극적인데, 어떻게 안 올리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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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글조차도 그렇다. 너무나 지루하고 뻔한 이야기, 그래서 결론은 정제되지 않은 과다한 정보에 당신을 노출시키지 말라는

고리타분한 결론에 도착할 것을 누구나 예상하기 때문에, 읽히지 않는다.

물론 나의 필력이 딸리는 이유도 있으나, 당신들에게 노출된 콘텐츠들이 너무나 자극적이어서

눈에 안 들어오는 것도 한몫한다. 마치 갓 튀겨진 치킨 옆에 간도 안된 산나물 같은 글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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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과다함은, 개인에게 시급하게 필요한 정보의 선택적 수용을 무력하게 만든다. 

페이스북이 무서운 이유도 그런 거다. 재미를 가장한 채 어마어마 한양의 광고들이 활개 친다.

이용자들은, 돈 한푼 안 들이고 광고를 하는 광고주들의 소중한 먹잇감이 되어 오늘도 

그들의 주머니를 채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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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정말로 무엇을 보고싶은지는 나도 잘 모른다.

다만 분명한 것은, 정제되지 않은 욕망 덩어리 콘텐츠들 앞에서 장시간 노출될 때

멀쩡한 가치관과 사고가 가능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냐는 말이다.

나는 당신에게 천명이 한번 읽는 정보보다, 

한 명이 천 번 읽는 정보가 주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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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wild_official#gow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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