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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Aug 17. 2018

당신을 누가 칭찬합니까.

칭찬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디테일이다. "너 오늘 좀 괜찮아 보인다" 보다는, 

"오늘 입은 착장과 색조화장의 톤 매치가 너무 잘된 것 같아. 거기에 강렬한 립 컬러도 굉장히 포인트가 되는걸." 정도의 구체적인 칭찬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스스로의 존재감을 재확인할 만큼 크게 체감된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칭찬할 점은 표면적인 것만 있는 게 아니다. 


지하철을 걷다가 무거운 것을 들고 가시는 할머님을 도와드렸다던지, 길을 헤매는 외국인에게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도와줬다던지 등의 일들은 누구에게 자랑하긴 뭐하지만 칭찬받고 싶은 그런 일 들이다. 

그런 일들은 사실 자기 스스로 칭찬할 수밖에 없는 일 들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하지만 타인의 칭찬에만 의존하면 타인의 칭찬이 있어야만 춤을 출수 있게 되는 게 문제다.

자신의 가치에 대한 확인을 위해서는 소소한 디테일들을 가지고 스스로를 칭찬할 줄 알아야 한다.


누구도 당신만큼 당신을 잘 칭찬할 수 없다. 타인들은 그저 보이는 몇 개의 모습만으로 가끔 칭찬해줄 뿐이다.

이때 자기애가 중요하다. 자기애는 스스로를 관찰하게 만든다.

관찰은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보였으며, 거기서 어떤 괜찮은 모습들을 보였는지 스스로 인지할 수 있게 한다. 

전적으로 타인의 반응 중심적인 삶은 굉장히 피곤하다. 타인의 컨디션에 따라 당신의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나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똑같은 나인데, 타인의 반응은 비가 오면 나빠지고 눈이 오면 더 나빠진다. 

내가 글을 꾸준히 쓸 수 있는 데는 나 스스로에 대한 피드백이 있었기 때문이다.

4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쓰는 글은 확연히 다르다. 나 스스로 체감할 만큼 쓰는 밀도와 깊이의 변화를 느낀다.


그때보다 지금에 더 만족한다. 그래서 더 많이 쓰고 싶고 더 잘 쓰고 싶다. 

글을 봐주는 사람들의 반응도 중요하지만 나는 내가 보는 나의 관점이 더 중요하다. 가장 큰 동기부여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더 오래 할 수 있고 끊임없이 지속할 수 있는 힘도 생긴다.


칭찬은 굉장히 필요한 요소지만, 그것을 제공하는 이가 전적으로 타인일 때 되려 나에게 독이 되기도 한다.

때와 상황에 따라 주관적으로 엇갈리는 타인의 칭찬들은 전적으로 내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칭찬한다. 

그래서 누구보다 더 세밀하고 객관적으로 잘 칭찬하고, 더 많은 열정을 이끌어낸다.

타인의 칭찬은 그저 가끔 먹는 영양보조제 정도의 존재감일 뿐이다. 

나에게는 내가 제공하는 주식(主食)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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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_wild_ride 로 찾아 오시면 다른 종류의 글들과 저의 엉망진창 와장창 라이프 스타일을 구경하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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