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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Aug 29. 2018

원하는것을 원하지 말아봐라.

가장 불쌍하고 오만한 사람은 지금 머릿속에 갖고 싶은 것을 가지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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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 중인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은 원작 웹툰이 그럴싸하다. 

인간이 가진 내적 욕망을 어떤 식으로든 채울 수는 있으나, 채우고 나면 더 큰 욕망을 갈구하게 된다는 내용을 이해하기 쉽고 진부하지 않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못 봤으면 봐라.

연예인들이 시즌마다 얼굴이 바뀌는 이유도 비슷하다. 자기가 가진 외모에 대한 열망이 욕심이 되어 지속되는 과한 시술로 얼굴형을 어색하게 만들곤 한다. 사람들은 "거기서 그만하지.."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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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맛집을 찾아다니는 자칭 맛집탐색러들은 실상 평소의 지출이 크다. 먹어서 느끼는 기쁨은 딱 그때뿐이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더 맛있는 걸 먹겠다는 욕망은 꽤 괜찮은 음식에도 만족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것을 욕망에 의한 수레바퀴 이론이라 하는데, 수레바퀴에 물이 가득 채워지면 회전하며 그대로 다 비워내고 또 다른 공백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공백을 메꾸려 하면서 반복되는 과정을 말한다. 


삶에 대한 무기력함이나 공허함은 이 지점에서 자주 발생된다. 분명 내가 느끼는 갈증의 포인트를 비싼 돈을 주고 해갈했는데 그다음 날이면 그 갈증의 포인트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 달씩 해외여행을 갔다 오면 다시는 해외여행을 안 가고 싶어 지던가?

아니다. 오히려 더 자주, 더 오래가고 싶어 진다. 오감으로 충족되는 만족감은 그 여운이 종식될 때 더 큰 공백을 가져온다. 

그래서 오감을 자극하는데 집착하면 충족했을 때 가장 짜릿하지만, 오감이 즐겁지 않으면 불행하게 되는 구조를 스스로 갖추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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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에만 집중함은 쓰고 있는 안경과도 같다. 오감이 투사[投射]되지 않고서는 존재에 대한 확인이 불가능해진다. 

덜 쓰고 덜먹어도 행복해지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때로는 오감에 의한 행복을 완전히 배제하는 거다.

간헐적 단식이 유행이다. 신체에서 음식을 깨끗이 비워내는 과정을 거치고, 그 이후에 새로운 영양소를 섭식하면 더 높은 건강의 효율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을 사는 데는 오감에 의지하지만 존재의 이유에 대한 고찰을 할 때는 오감을 배제해야 한다. 

그래야만 먹는 것, 자는 것, 싸는 것, 사는 것 따위들이 내 존재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나를 순간적으로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내가 원하지 않는 내일의 불행을 만드는 굴레가 된다.

소모되는 모든 것은 언젠가 소멸된다. 당신의 몸과 마음을 소모하게 하는 그 모든 것들에서 때로는 완전히 분리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내 세계를 구축해야 한다. 오감으로만 구성된 '오늘'이라는 나의 채 계가 완전히 뒤바뀌어야 한다.

때로는 그것 없이도 혹은 그걸 안 해도 사는데 지장이 없어야 한다.  

오감에 의한 행위만이 내 존재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존재의 이유는 결국 내면에서 발견되고 발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왔다가 가기도 하지만 존재의 이유를 자각함은 지속되는 기쁨을 선사한다. 그 기쁨은 소비하거나 소모되어야만 하는 모든 것들에서 부터 꽤나 확실한 자유로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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