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터뷸런스 Sep 02. 2018

써라. 쓰고 또 써라.

사진이 순간의 장면을 기록하는 방법이라면,

글은 순간의 마음을 기록하는 방법이다.

사진은 누구나 핸드폰으로 쉽게 자주 찍지만 글은 누구나 쉽게 자주 쓰진 않는다.

나는 거의 일기처럼, 습관처럼 글을 쓴다. 쓰는 습관은 사물과 현상에 대한 관념을 재정립해준다.

-

가령 부모님이 밥을 해주시는 게 당연한 일이었고 출근도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이었지만

글로 써서 몇 번씩 퇴고를 하다 보니

'밥을 주시는 이면의 의미' / '일을 하는 목적의식' 이 두 가지가 좀 더 명확하게 체감되더라. 

나는 매일 그 무엇보다 큰 사랑을 받으며, 꿈꾸는 삶에 다가서기 위해 일터로 나간다. 

-

누구나 삶에 영화나 드라마 이야기처럼 큰 반전이 있기를 원한다. 다만 아쉽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매체는 대중의 입맛을 잘 알고 있기에 지속적으로 달콤하지만 헛된 꿈만 가득 심어준다.

자꾸 나에게 없는 것에 집착하게 만든다. 지금 없 집, 없는 차, 없는 연인을 얻는 것이 삶이 이유가 되도록 세뇌시킨다.


하지만 막상 지금 없는 것을 얻음은 그 순간의 만족에 치중된다. 그렇게 얻은 행복함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있는 것들을 들여다봄은 현재 내 삶 전반에서 확인 가능한 지속적 만족 점을 발견하게 해준다. 

좋은 부모님과 건강한 신체의 감사함 같은.


글은 지금 있는 것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게 해주는 좋은 도구다. 그래서 써야 한다. 

쓰는 행위는 내 현실을 직시하게 해 주고 지금의 나와 나중의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뇌하게 만들어준다. 


한 몇 년 전만 해도 '특별병'에 걸렸었다. 특별하기를 원해서 노는 곳이나 옷에 돈도 많이 써봤다. 

알다시피 허무하다. 아무리 하고 싶은 거 다 해봐야 내가 느끼는 갈증이 해갈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써본 적이 없어서다. 글로 표현할 줄 모르고, 눈으로 확인되지 않으니 항상 헛것에 시간과 돈을 낭비 한셈이다.


인생이 공허하고 뭘 해야 될지도 모르겠으며, 내 삶이 어디쯤에 와 있는지 모르겠다면 써야 한다.

내 감정과 육체적 컨디션이 어떤지도 잘 모르면서 뭘 하겠다고 고민하는 건 교만에 가깝다.

 

쓰는 것은 지도 위에 나침반을 들고 현재의 위도와 경도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내가 있는 곳이 확인되어야 정말로 가고 싶은 곳인지 어딘지, 어떻게 가야 할지가 정해진다.

삶이 여행이라 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어차피 시간은 흐른다. 삶은 그 시간 위에 얹힌 종이배처럼

어디로든 떠내려간다. 


그러니 어딘가로 그래도 가고 싶다면 쓰면서 확인해라. 

지금 내가 어디에 있고, 그러면 어디로 가야 할지 당신자신은 알아야 하지 않겠나.


ㅡㅡㅡㅡㅡ

인스타그램 @_wild_ride 로 찾아 오시면 다른 종류의 글들과 저의 엉망진창 와장창 라이프 스타일을 구경하실수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어쩌라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